"할머니 모독한 인사들 사과하라" 야권 총공세…민주당 "사실 확인이 먼저" 버티기
  •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 활동을 한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 활동을 한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의 전날 2차 기자회견 이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감싸고 이 할머니의 진심을 왜곡·폄훼한 여권이 역풍을 맞았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26일 여권을 향해 "할머니를 모독한 여권 인사들은 사과하라"면서 총공세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26일 '할머니의 진심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자, 윤미향 당선인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윤미향 당선인은 여전히 침묵하고, 민주당은 또 다시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일부 여권 인사들이 나서서 이 할머니의 진심을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대표적 사례로 방송인 김어준을 언급했다. 김씨가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쓰신 게 아닌 게 명백하다. 누군가 왜곡에 관여하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용수 할머니 측은 김씨가 제기한 '배후설'을 반박했다. 이 할머니의 수양딸인 곽씨는 26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령의 엄마(이용수 할머니)가 감정적으로 이야기만 했지, 정리해본 적이 없다"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내가 대신 정리해 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합당은 "'아니면 말고'식의 지긋지긋한 음모론"이라며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에 대해 '냄새가 난다'던 김씨가 국민 여론이 싸늘해지자 이 할머니의 회견마저 인정하지 않은 채 궁여지책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與 인사들, 할머니 진심 왜곡·폄훼 시도하고 있어" 

    통합당은 또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 일부 여권의 강성 지지자 등의 발언을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에서 "국회의원 당선인은 공인이라서, 적어도 공인에게 사퇴를 요구할 때는 의혹이 아니라 그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을 감쌌다. 최 전 의원은 "왜 유독 윤미향 당선인에 대해서만 이렇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알 길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통합당은 "최 전 의원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솔직히 납득이 안 된다,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면서 대상이 틀린 '가혹'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 할머니를 모독하는 여권 인사들은 사과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했다. 하 의원은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는 이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됐다는 말로 윤미향을 옹호했다"며 "김두관·송영길 그리고 16인의 민주당 의원은 윤미향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이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 이후 국민과 언론의 문제제기를 친일파의 공세로 치부했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25일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에 "원고도 보지 않고 어떻게 저렇게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말씀하실까 놀랐다. 기억력 등 이상한 매도는 (이 할머니에게) 통하지 않을 것 같다"며 윤 당선인을 감싸는 여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