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우한코로나 여파로 '물리적 개최' 포기… 대신 타 영화제서 '칸 초청작' 공동 상영하는 방안 모색
  • ▲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 출연진. ⓒ스플래시닷컴
    ▲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 출연진. ⓒ스플래시닷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물리적 개최'를 포기하는 대신, 올 가을부터 열리는 다른 영화제에서 '칸 영화제 초청작'을 상영하는 차선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에리 프레모(Thierry Fremaux)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한코로나(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된 현 상황에서 '크로아제트(Croisette)'에 수천명의 관객이 모이는 '축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전 세계 영화인들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모 위원장은 "'축제'는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전 세계 영화계 스타들과 영화산업 종사자들, 언론인들이 빠진 축제로는 칸의 정신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반쪽짜리 행사'로 칸 영화제를 치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프레모 위원장은 "다만 감격스럽게도 수많은 영화제 측으로부터 '연대 제안'을 받았다"며 "토론토 영화제, 앙굴렘 영화제,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뉴욕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칸 영화제 초청작'을 공동 상영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9월 열리는 베니스 영화제와도 '초청작'을 함께 발표하는 등의 '협업'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프레모 위원장은 "내달 초에 발표할 '칸 영화제 초청작'은 기존처럼 '경쟁' '주목할만한 시선' '비경쟁' 부문으로 나눠 발표하지 않고, '칸 2020'이라는 타이틀로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모 위원장에 따르면 '칸 2020'은 올 여름부터 내년 봄까지 개봉하는 영화 중에서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월 초 발표되는 '칸 2020'은 동명 타이틀로 올 가을부터 열리는 전 세계 영화제에서 상영될 전망이다. '시상식'이나 '초청작 상영' 등 물리적 행사를 모두 취소한 칸 영화제는 별도의 수상작 선정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제작자와 배급사들이 신작 영화를 홍보하거나 거래하는 '필름마켓(마르셰 뒤 필름)'은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칸 영화제는 오는 6월 22~26일 온라인판 '마르셰 뒤 필름'을 열어, 전 세계 영화 배급사에 '디지털 전용 부스'를 배정하고, 전 세계 영화기관에 국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가상 파빌리온'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화상 통화를 하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네트위킹 앱인 '매치 앤드 미트'를 지원하고, 신작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15개의 가상 영화관을 참가자들에게 오픈할 계획이다.

    한편 칸 영화제는 우한코로나로 침체된 전 세계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한코로나 극복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 19개 국제영화제,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등과 손을 잡고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는 이름의 '온라인 무료 영화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는 하나'는 칸 영화제와는 무관하게 치러지는 이벤트로 오는 29일부터 열흘 동안 지난해 선보였던 영화들을 유튜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영화 팬들은 영화를 무료로 감상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전달되는 우한코로나 구호 성금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