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盧·文대통령은 태종" 비유에…"나라가 조선시대로 돌아갔다" 비판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종현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종현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9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 3대 왕 '태종'에 빗댄 것에 대해 공개 저격에 나섰다. 문 대통령을 조선 건국 후 기틀을 닦고 왕권을 강화해 정치 질서를 잡은 태종에 비견할 인물로 꼽는 건 도를 넘어선 찬양이라는 지적이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당선인의 발언이 담긴 기사의 링크를 공유하고 "레토릭(미사여구) 좀 보라. 나라가 조선시대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에서 태종 이방원의 시 하나"라며 고려 말기 이방원의 '하여가'를 인용했다.

    그는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 년까지 누리리라'"라며 "친문의 철학이 이 시 한 수에 농축돼 있다. 그렇게 서로 징그럽게 얽혀 정말 백년은 해 드실 듯"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또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진보가 타락했다는 것이 아니라, 타락하고서 수치심마저 잃어버렸다는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노무현 측근 범죄자 이광재… 文 사면으로 부활 후 당선

    이광재 당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로, 2009년 3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10년만인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됐고, 이번 총선 강원 원주에서 출마해 정계에 복귀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 8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에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과제를 만드는 태종 같다"며 "이제 세종의 시대가 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두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차기 지도자가 '성군 세종'이 돼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됐다.

    이날 방송엔 이 당선인,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전재수 민주당 의원, 강원국 전북대 교수 등 친노·친문 인사들이 참여했다.

  • ▲ 이광재(원주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8일 유튜브에 공개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특별영상에 출연해 말하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 이광재(원주갑)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8일 유튜브에 공개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특별영상에 출연해 말하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