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극장가, 히트작 '재개봉'… 8년 전 영화 어벤져스, 박스오피스 1위 여부에 관심
  • ▲ 마블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포스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마블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포스터.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관객들이 극장을 외면하고 기대작들이 잇달아 개봉을 연기하면서 국내 극장가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한국영화 27편을 포함한 75편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한국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4편이었는데, 2월 10편, 3월 7편으로 계속 감소했다. 외국영화 중 실질 개봉작은 지난 1월 36편에서 2월과 3월에 각각 25편과 23편으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월)과 비교하면 한국영화는 총 94편, 외국영화는 총 194편 개봉작이 감소했다.

    우한코로나 감염 우려와 함께 '볼만한 영화'가 사라지면서 자연히 관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지난달 23일 2만6천명까지 떨어졌던 일일 전체 관객 수는 지난 6일 1만6천명을 기록해 2004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만명대까지 내려갔다.

    주말 관객 수 역시 3월 넷째 주말(3월 27~29일)에 15만8천명으로 떨어졌고, 4월 둘째 주말(4월 10~12일)에는 9만9천명을 기록하면서 2004년 집계 이후 최저 주말 관객 수를 기록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82곳, 임시 영업 중단

    일별 관객 수가 연일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3월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84만명(87.5%)이 줄어든 18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다. 3월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4억원(88.0%) 감소한 152억원이었다.

    관객 감소로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서 전국 335개 멀티플렉스 극장 중 82곳이 임시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는 직영관 중 30%가량이 휴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극장 임대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실적이 악화된 CGV는 주3일 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대표와 임원들의 월 급여도 연말까지 자진 반납하도록 했다. 또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고, 희망자에 한해 임직원들의 무급 휴직도 병행하고 있다.

    '이 대신 잇몸', 재개봉으로 버티는 극장가

    고사 직전에 놓인 극장들은 '이 대신 잇몸'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신작 개봉이 미뤄지면서 극장에 내걸 영화들이 모자라자, '기획전'이라는 이름으로 앞서 개봉했던 히트작들을 다시 상영하는 자구책을 내놓은 것.

    CGV는 매주 관객들의 투표로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선정해 상영하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각각 '힐링무비 상영전', '명작리플레이' 기획전을 통해 상업적으로 검증된 작품들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재개봉하는 영화 중에는 각각 10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던 '어벤져스 시리즈'도 포함됐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마블' 영화의 재상영을 의뢰해 공동기획전을 진행 중인 멀티플렉스 3사는 지난 15일 '데드풀과 '로건'을 재개봉한 데 이어 오는 23일 '어벤져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 론', 29일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순차 개봉할 예정이다. 관람료는 일반 영화의 반값 수준인 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