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여당' 민주당 이낙연 "겸손하자" 신중… 참패한 통합당 심재철 "쇄신하자" 각오
  •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17일 각각 21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가졌다. 압승을 거둔 민주당은 "오만하면 안 된다"며 표정관리에 들어갔고, 초라한 성적을 받은 통합당은 '쇄신'을 강조하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 종로에서 황교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선거 결과에 따른 올바른 '민주당의 태도'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모든 일의 시작은 겸손에 있다"며 "조금이라도 오만하거나 미숙, 성급, 혼란을 드러내면 안 된다. 항상 안정감과 신뢰감, 균형감을 드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경제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대처를 주문했다. 그는 "오늘 고용지표를 보니 어쩌면 깊은 고통의 서막이 아닐지 모르겠다"며 "민생과 기업, 세계경제 동향을 늘 직시해 때로는 정부에 제안하고 때로는 정부의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구만 163석,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의 20석 확보로 총 183석의 공룡여당이 된 민주당은 총선 승리에도 자축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심재철 "총선 결과 참담… 재창당 수준의 쇄신"

    반면, 미래한국당을 포함해 103석을 얻은 통합당은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황 대표의 사퇴로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한 분 한 분 노고에도 결과는 참담했다"며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수호할 최소한의 힘을 주신 국민들께 감사하다"며 "자매정당인 한국당에 여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보다 더 많은 표를 주신 것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이어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경제와 우한코로나 극복에 지혜를 모아나가고,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애정과 관심을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 지도부 시급한 통합당… '비대위' 혹은 '조기 전당대회'

    통합당 지도부는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을 제외하고는 심 권한대행을 비롯해  최고위원이 모두 낙선하면서 좌초 상태다. 새로운 사령탑 구성이 시급하지만,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8월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과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비대위 체제로 갈 경우 비대위원장에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와 관련,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4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비대위 체제보다는 전당대회를 앞당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면서도 "낙선한 심 원내대표가 당을 잘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8월에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며 "당헌·당규상 6개월 미만의 경우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도록 돼 있기에 제가 권한대행을 맡으며 당의 안정을 최대한 찾겠다. 당선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추스려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