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채널A-현직 검사장 유착 보도' 파문… 제보자 지모 씨, '김어준 뉴스공장' 등 좌파 방송 출연해 검찰 맹비난
  •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위해 현직 검사장을 거론했다는 채널 A 법조팀 기자 논란과 관련, 이 내용을 MBC에 알린 제보자가 현 정권 골수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원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위해 현직 검사장을 거론했다는 채널 A 법조팀 기자 논란과 관련, 이 내용을 MBC에 알린 제보자가 현 정권 골수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원 기자
    채널A 법조팀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관련 내용을 MBC에 제보한 인물이 문재인 정권 골수 지지자인 일명 '문빠'에 사기 전과범인 것으로 전해져 보도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져서다.

    게다가 이 제보자는 좌파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뉴스타파 등에 출연해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을 부숴봅시다' 등의 비판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최근 MBC 보도 내용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 사기 전과범인 친여(親與) 브로커로 확인됐다. MBC는 3월31일 '신라젠'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강요한 '채널A' 법조기자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채널A 기자가 금융사기 등으로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현직 검사장과 나눈 통화 내용을 들려주며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아줄 테니 유 이사장의 비리를 알려달라"고 압박했다는 것이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친여 브로커' 제보자, 사기 혐의 이철 대리해 채널A 기자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한 인물은 지모 씨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다고 한다. 지씨는 사기 혐의로 수감 중인 이철 전 대표를 대리해 채널A 기자를 만났다고 한다. 채널A 기자가 이 자리에서 모 검사장과 나눈 통화 내용을 지씨에게 들려줬다. 지씨는 이 검사장 목소리를 듣고 '윤 총장 최측근'이라고 보였다고 MBC에 알렸다.

    지씨는 MBC 보도가 나가기 전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MBC 보도 사실을 암시했다.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주말에는 유시민 작가님한테 쐬주 한 잔 사라고 할 겁니다. 왜 사야 하는지 금요일쯤은 모두가 알게 될 걸요?"라는 글을 올리는가 하면, 25일에는 "아… 유시민 작가한테는 다음주에 쏘주 한 잔 사달라고 해야겠다. …이번주에 마실 수 있었는데 일정이 좀 아쉽네"라는 글도 올렸다. 

    지난달 30일에는 "갑자기 꿈에 내일 MBC 뉴스데스크를 보라는 신의 메시지가… 모지? 왜지?"라는 글을 게재했다. 채널A 기자와 관련, MBC의 첫 보도는 지난달 31일 나갔다. 이후 2일까지 연이어 관련 기사가 보도됐다. 

    앞서 지씨는 지난 2월16일 페이스북에 "개검총장 윤석열아 오늘 개꿈 꾸면 내 덕인줄 알아라"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가 윤 총장 아내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하기 하루 전이었다. 지씨는 보도 직후 "그거 봐여. 제 말이 맞져? 윤석열이 어제 개꿈 꿀 거라고"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친여 브로커로 활동한 사기·횡령 전과범에 의혹 제기 

    문제의 지씨는 검사 및 검사들 친인척과 관련한 소문을 언론에 제보하는 역할을 해온 사기·횡령 전과범이라고 한다. 지씨는 친정부성향 매체에서 현 정권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그가 이철 전 대표의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된 배경에는 여권 유력인사가 다리를 놨다고도 전해진다. 

    지씨는 지난해 10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진보성향 방송에 출연해 검찰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정경심 교수가 투자한 기업의 범죄행위를 밝히다 그게 흘러가서 정 교수에게까지 가야 하는데, 이건 정 교수를 타깃으로 해서 거꾸로 시작돼 비정상"이라는 말이었다. 진행자 김어준 씨는 지씨를 '지난 20여 년간 M&A 시장에서 활동하신 분야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은 열린민주당 비례대표후보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다. 당시 지씨는 SNS에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신라젠과 관련한 2일 MBC 보도에 "사실무근"이라며 MBC에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이날 최 전 의원 측이 바이오기업 신라젠에 65억원을 투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신라젠은 유 이사장 등 친여권 인사들이 이 기업을 위한 강연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