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민노총만 고용하자 한노총 반발해 서로 폭행… 갈비뼈 부러뜨리고 짓밟아
  • ▲ 은수미 성남시장. ⓒ뉴시스
    ▲ 은수미 성남시장. ⓒ뉴시스
    1000명이 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무력 충돌을 빚었다. 이들은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회가 전면 금지됐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성남시는 지난 12일 오전 0시부터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15곳에 대한 집회를 제한했다. 대표적으로 성남시의료원·성남시청 앞 등이다. 이는 감염병예방관리법에 근거한 조치다. 그러나 이날 오전 오전 5시 30분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를 무시하고 집회를 가졌다. 이들이 집회를 가진 장소 역시 집회 금지 지역에 속한다.

    이 시국에 노조들 '밥그릇 싸움'… 절반은 마스크도 안 써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 1100명은 12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금광1구역 재개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부딪혔다. 이들 중 절반 가령은 마스크도 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집회를 가진 이유는 '밥그릇 싸움'이었다. 양 노조는 이 공사현장에서 지난 1월 29일부터 충돌을 이어왔다. 시공사가 민주노총 조합원만 고용하자 한국노총이 반발해 추가 고용을 요구하고, 민주노총은 자기 조합원을 보호하겠다며 대치했기 때문이다. 

    한때 성남시와 고용노동부, 주민·학부모 대표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시공사가 민주노총 100명, 한국노총 60명을 고용하기로 결정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양측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허공에 주먹질을 하고 욕설을 퍼부어 대는 등 서로를 위협했다. 오전 10시쯤에는 금광1구역 재개발 아파트 시공사인 대림산업에서 장비를 옮기려고 게이트를 열자 한국노총 조합원 500여명이 안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일하던 민노총 조합원 10명 가량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사태가 과열돼 시공업체 관계자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휴대폰으로 현장을 촬영하던 직원은 집단 폭행을 당해 갈비뼈 2개가 부러졌고, 몇몇은 이들의 발에 짓밟히기도 했다. 그러고도 사태는 진정되지 않아 양측 조합은 조합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9일·11일 이어 12일… 이달 들어 세번째 '무력 충돌'

    이날 동원된 인원은 한국노총 600명, 민주노총 500명 가량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 공사 현장에서 집회를 가지다가 해산했다. 

    이들의 폭력 집회는 이전에도 벌어졌다. 지난 9일은 한국노총 직원들이 이 현장에 처음으로 출근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한국노총 때문에 한 달간 일을 못 했으니 당장 투입은 안 된다"고 막아섰고, 양 노총간에 멱살잡이 등 간헐적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이어 11일에는 1000여명의 양측 노조가 충돌해 4명에 폭행 혐의로 경찰 입건됐다.  

    조합원들의 행패는 금광1구역 주민들에게도 번졌다. 이날 오전 공사 중단 소식을 들은 재개발 조합원 10여명이 현장을 찾아 "왜 공사를 막느냐"며 한국노총 측에 따지자 일부 조합원이 주민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성남시의 소극적인 조치도 문제다. 성남시가 현장에 취한 조치는 경찰 인력 동원과 '집회 금지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으로 공사장 입구에 붙여 놓은 현수막 한 장이 전부였다. 은수미 성남시장의 대응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집회를 멈출 것을 주문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