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북한 고체연료 기술 크게 향상… 부산항에 탄저균 공격하면 미군 증원 어려워”
  • ▲ 2017년 8월 초대형 방사포 개발진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8월 초대형 방사포 개발진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9일 오전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연속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자세한 사항은 정밀분석 중”이라며 그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초대형 방사포와 비슷하게 비행했다고 귀띔했다. 미국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에 탄저균 등을 실어 부산항 등에 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합참 “함경남도서 동쪽으로 발사…사거리 200km”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9일 오전 7시 36분경 함경남도 선덕 인근에서 북동쪽을 향해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쏘았다. 비행거리는 최대 200km, 최고 고도는 50km로 확인됐다. 미국 CNN이 “4발을 쏘았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합참은 “우리가 포착한 것은 3발”이라고 답했다.

    “이번 발사는 북한군 동계훈련이 일환으로, 지난 2월 28일과 3월 2일에 이어 여러 종류의 방사포를 포함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합참은 그러나 “단거리 발사체의 종류와 발사 간격 등은 현재 한미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다른 군 관계자는 “다만 지난 2일 쏜 초대형 방사포와 비슷하게 비행했다”고 덧붙였다.

    군사전문가들은 직경이 600mm로 추정되는 초대형 방사포가 최대 480km 떨어진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강원도 원산에서 쏘면 부산까지 사정권에 포함됨을 의미한다.

    북한은 지난 2일에도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 북한 선전매체들이 3일 보도한 데 따르면, 초대형 방사포는 20초 간격으로 연속 발사됐다. 지난해 11월 28일 시험발사 때 간격 30초보다 빨라진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군사전문가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 방어계획 연구 프로그램 부국장은 “(초대형 방사포의) 발사 간격이 20초라는 것은 방사포 크기를 고려할 때 상당히 빠른 것”이라며 “북한이 무기 개발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언 윌리엄스 CSIS 부국장 “핵탄두 장착은 몰라도 생물무기 장착은 가능”
  • ▲ 지난해 6월 부산항을 통해 반입되는 주한미군 기갑장비 가운데 일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6월 부산항을 통해 반입되는 주한미군 기갑장비 가운데 일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윌리엄스 부국장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의 잇단 시험을 통해) 고체연료 기술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생각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사용할 수 있는 고체연료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로 고체연료 시험을 실시한 뒤 기술을 충분히 축적했다고 판단하면 이를 장거리 미사일 연료로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대형 방사포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윌리엄스 부국장은 “초대형 방사포 탄두 부분이 핵탄두를 장착하기에는 다소 작다”면서 핵무기가 아닌 다른 탄두로도 한미 연합군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에 탄저균을 탑재해 한국 주요 항만을 공격하는 것이 미국 국방부가 생각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의 통로가 되는 부산항과 주요 항만을 탄저균으로 공격하면 기능이 몇 달 동안 마비되기 때문에 미군 증원, 특히 기갑 전력 증원이 늦어져 전세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윌리엄스 부국장은 지적했다.

    합참 “북한 방사포 발사,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나 기본정신에 배치돼”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윌리엄스 부국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소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던 일을 언급하며, 한국군과 주한미군도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초대형 방사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합참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이번 행동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은 아니지만 기본 정신에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