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비 19만원 무료, 마스크-화장지 공급 확대" 긴급대책 마련
  • ▲ 일본 생활용품 업체의 마스크 생산현장.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 일본 생활용품 업체의 마스크 생산현장. ⓒNHK 관련보도 화면캡쳐.
    우한폐렴이 급속한 확산세를 보여도 무신경하던 아베 정부가 지난 3일부터 긴급대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일단 진단비용 무료, 마스크와 화장지 공급 확대 대책부터 내놨다.

    아베 정부 “마스크·화장지 공급, 검사비 무료”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관방장관은 3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일본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스크·화장지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우한폐렴 감염 검사에 드는 비용을 전액 정부가 부담, 검사 대상자를 최대한 늘린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NHK가 전했다.

    스가 장관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매주 1억 장 이상의 마스크를 확보·공급했고, 3월 한 달 동안에는 6억 장의 마스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지난주에 3개 제조업체에 설비투자 지원을 결정, 조금이라도 마스크 공급을 늘리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화장지에 이어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한 답이었다.

    “화장지는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고 원료 또한 시민들께서 우려하시는 것과 달리 충분한 재고가 있으므로, 사재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스가 장관은 덧붙였다.

    우한폐렴 진단비, 의료보험+정부 지원=공짜

    아베 정부는 이와 함께 우한폐렴 감염 진단비용을 정부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성 장관은 3일 “우한폐렴 감염 검사를 하면서 공공의료보험을 적용할 때 청구하는 본인부담금을 공적(公的)자금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 ▲ 출근길 도쿄 시나가와역 직장인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근길 도쿄 시나가와역 직장인들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내 우한폐렴 감염 진단비는 1만8000엔(19만8500원)으로 한국보다 조금 비싸다. 다만 일본은 여기에 의료보험을 적용해 환자에게 10~30%를 부담하도록 했는데, 이마저 정부가 내기로 했다. 또한 일본의사협회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별도 진료소가 아닌 일반병원에서도 감염 진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부담 없이 검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셈이다.

    우한폐렴 사망자가 생겼을 때도 반응이 없던 아베 정부가 긴급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화장지와 마스크 품귀 때문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1973년 오일쇼크 당시 화장지대란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우한폐렴이 확산하는 와중에 괴소문이 돌면서 전국적으로 화장지 품절사태가 생기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아베 정부가 나섰다는 설명이었다.

    화장지 품절은 고비 넘겼지만 마스크가 문제

    화장지 품귀현상은 언론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제 해소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3월 초부터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났다. NHK는 지난 3일 일본 생활용품업체 ‘아이리스’의 제조현장을 찾았다. 

    아이리스 관계자는 “수요 폭증으로 출하량이 평소의 5배를 넘는다”며 “중국 다롄시와 쉬저우시에 있는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한다”고 밝혔다. 이 마스크는 전량 일본 사이타마현의 물류센터를 거쳐 전국으로 배송된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업체는 이처럼 비상체제로 근무하지만 여전히 일본 각지의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본내 마스크 품귀현상은 사실 지난 2월 초부터 시작됐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아베 정부가 말하는 월 6억 장 생산은 경제산업성의 독려로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24시간 풀 가동, 평소의 3배 이상 생산해야 조달할 수 있는 양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방송은 “여기에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까지 더하면 3월 현재 마스크 공급량은 1주일 평균 1억1000만 장, 한 달에 4억5000만장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요다. 일본에서는 3월 초 ‘꽃가루 시즌(꽃가루 알러지 때문에 마스크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이 시작되는 탓에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일본의 1주일 평균 마스크 수요는 1억 장. 올해는 우한폐렴으로 인해 안 쓰던 사람까지 마스크를 찾으면서, 그 수요가 월 4억 장의 몇 배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방송은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