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14·2016년 신천지 교인·교회에 표창장 수여… "토사구팽하나" 비난 봇물
  • ▲ 박원순 시장이 이만희 신천지교 총회장 및 간부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뉴데일리 DB
    ▲ 박원순 시장이 이만희 신천지교 총회장 및 간부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뉴데일리 DB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에 두 차례 상을 수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박 시장은 1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간부들을 살인죄·상해죄, 감염병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살인죄는 사실상 성립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다수의 의견이다. "신천지를 토사구팽했다" "신천지에 책임전가한다" 등의 비난여론이 이는 이유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오후 8시쯤 이 총회장과 12개 지파장들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박 시장은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살인죄로 고발, 교회 사단법인 취소 검토 등 압박

    그는 "이만희 등 신천지 지도부는 신도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더라면 다수의 국민이 사망에 이르거나 상해를 입는 일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신천지교 이만희 총회장과 12개 지파장을 강제수사해야 감염병을 하루빨리 수습할 수 있다"며 "검찰은 이번 사태의 핵심책임자인 신천지 지도부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고발과 별개로 서울시는 신천지교회의 사단법인 등록 취소를 검토 중이다. 시는 지난달 28일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신천지 관련 법인의 허가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며 "신천지가 허가 취소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신천지가 △공익을 저해하는 행위 △설립 목적 외 사업 △설립 조건 위반 등이 있을 경우 법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견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신천지의 사단법인 등록 취소를 위해서는 청문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다음주 중으로 이만희 등 신천지 간부진을 불러 청문회를 가질 것이다.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천지교회를 대상으로 한 박 시장의 행태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과거 박 시장이 신천지에 두 차례에 걸쳐 상을 수여한 사실이 드러난 데다, 범죄 성립 요건이 불가능한 '살인죄'로 이 총회장을 고발한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2014년 신천지의 한 교인에게 도시락 배달,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며 '서울특별시봉사상'을 수여했다. 2016년 12월에도 '서울가꾸기사업' 추진에 남다른 노력을 발휘한 신천지한성교회 자원봉사단을 '주민참여형 자율청소 우수단체 공모'의 우수사례로 선정해 표창했다.

    박원순, 신천지에 두 차례 표창… "신천지 토사구팽당했네"

    박 시장의 고발조치가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을 모두 신천지에 전가하려는 정치적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헌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은 본지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정부"라며 "발생 초기 중국인들의 입국을 차단하지 않았던 것, 기본적 방역도구인 마스크 유통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은 모두 정부가 작위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장이 방역책임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모든 비난을 신천지 책임으로 돌리려 하는 것은 올바른 모습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박 시장을 비판했다. 네티즌 poli****은 "박원순 찍은 사람들 부끄럽지도 않나?"라며 "차라리 투표를 하지 마라. 어쩌면 저리 인물을 보지 못할까. 서울시민으로서 정말 부끄럽다"고 썼다. 또 다른 네티즌 chsy****은 "신천지 토사구팽당했네"라고 비꼬았다. 

    이 외에도 "불리하면 입장 번복하는 게 역시 박원순답다" "박원순은 자기가 표창장 두 번이나 준 거 기억이나 했으려나" "서울시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등의 비판적 댓글이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