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원해준 것도 아니고, 학교가 힘겹게 마련한 건데… 학교와 협의 없이 일방 추진"
  • ▲ '코로나19(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가 4,000며 명을 돌파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농협 하나로마트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코로나19(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가 4,000며 명을 돌파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농협 하나로마트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교육당국이 초·중·고교에 비축한 마스크 중 580만 개를 수거해 국민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가 학교와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2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에서 보유한 마스크 1270만 개 중 580만 개를 수거, 농협·우체국 등을 통해 이번 주부터 일반시민에게 공급한다. 긴급 돌봄교실에서 10일간 학생과 교직원이 사용할 마스크 690만 개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다. 확진자가 많은 대구·경북지역 학교와 소규모 학교는 마스크 수거 대상에서 빠졌다. 서울·경기·인천지역은 지난달 29일 160만 개를 제공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국민이 체감하고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스크를 보급하기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저희들(정부)도 반성하고 있다"며 “중대본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조치로 교육부에 초·중·고교 마스크 비축량을 수거해 우선 국민에게 공급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만큼, 중대본 조치에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학 전까지는 각급 학교에 마스크 재비축을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비축 마스크 580만 개 일반 판매… “개학 전까지 학교에 재비축”

    하지만 일선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학교 비축 마스크까지 가져갈 만큼 대책이 없는 거냐”며 “무능한 정부 탓에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당초 교육당국이 지원해준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각자도생으로 어렵게 물량을 확보한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를 학교가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도와야 하느냐. 아이들의 마스크로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이 참 우습다”고 비판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당국이 학교와 협의와 공감 없이 이를 추진하다 보니 학교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고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후에는 교육당국이 학교에서 필요한 마스크 분량을 확실히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또 다시 학교가 알아서 분량을 채우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경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는 “어린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아이들의 안전을 빼앗은 꼴”이라며 “개학 전 학교에 마스크를 다시 돌려줄지도 의문이다. 이런 불만이 쌓여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