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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에 대해 '여행금지' 단계의 경보를 내렸다. 다만 대구 외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특정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격상을 승인했다"며 "우리는 미국인들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이들 지역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회견 후 미 국무부 홈페이지는 대구에 대해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수준과 격리 절차 시행을 이유로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이 조치는 미국인이 해외로 출국할 때 적용된다. 다만 출국 자체를 강제로 금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 국무부는 이탈리아를 향해서도 국가 자체는 3단계로 유지하되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역을 여행금지 대상으로 공지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미국으로 오는 개인들의 의료 검사에 대한 국가 간 협력을 국무부가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가는 한국인 여행객에 대한 출국 전 검사 절차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방문한 미국 여성 확진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이날 워싱턴주 50대 남성 한 명이 미국 내 첫 우한 폐렴 사망자로 발생했고, 전날 대구에서 워싱턴주로 귀국한 5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달 7~23일 대구를 방문한 뒤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워싱턴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문답에서 주한미군의 감염 등 건강 위험과 관련해 "우리는 부대에 대해 매우 많은 신경을 쏟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3만2000명의 미군이 있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오전 9시 기준 우한 폐렴 국내 전체 확진자 수가 352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대구 지역 확진자는 총 2569명(72.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