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 ▲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베를린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
    ▲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베를린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
    홍상수(60) 감독과 배우 김민희(38)가 3년 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홍 감독이 연출한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경쟁부문에 초청됨에 따라,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오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Berlinale Palast)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언론시사회) 행사에 참석했다.

    "'도망친 여자'가 누구인지, 결정 못했다"

    이날 같은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나란히 손을 잡은 채 행사장에 나타난 두 사람은 시종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영어가 유창한 홍 감독은 김민희를 대신해 통역을 겸하면서 회견을 이어나갔다.

    홍 감독은 영화 제목이 '도망친 여자'라는 점에서 한 기자가 "누가 도망친 여자인가"라고 묻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결정하기 전에 멈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 영화에서는 모든 여자들이 뭔가로부터 도망친다"며 "관객 여러분이 직접 영화를 보시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홍 감독과의 호흡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감독님이 써주시는 대로 잘 외워서 전달만 하면 의미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끔 (제 연기가)의도에서 너무 벗어나면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다"고 설명했다.

    '도망친 여자'는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가자, 친구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감희(김민희 분)'의 일상을 그린 영화. 홍상수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권해효, 김새벽, 송선미 등이 출연했다.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며 연인 관계로 발전한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후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그후', '풀잎들', '강변호텔' 등 총 6개 작품에서 연출가와 배우로 협업을 진행해왔다.

    홍 감독이 김민희와 호흡을 맞춘 영화들은 모두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거나 수상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두 사람을 이어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2015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수상했고, 두 사람의 두 번째 작품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김민희)을 수상했다. 이밖에 '강변호텔'은 2018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기주봉)을 수상했고, '그후'와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은 각각 칸국제영화제 경쟁, 특별상영, 포럼 부문에 초청됐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청구 소송이 기각된 이후 관련 소송을 중단한 상태다. 당시 홍 감독의 법률대리인은 "홍상수 감독은 작품 연출과 현재 생활에 집중하기 위해 이혼 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