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도 1명 늘어 10명… 병원·교회·복지시설 통한 대규모 감염 우려
  •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하루새 144명 늘어, 총 977명이 됐다. ⓒ뉴데일리 DB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하루새 144명 늘어, 총 977명이 됐다. ⓒ뉴데일리 DB
    국내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144명 늘어 총 977명이 됐다. 25일 오후에만 84명이 추가 발생했다. 처음 추가 확진자 100명을 넘어선 21일 이후 5일째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사망자도 1명 늘어 모두 10명이 우한폐렴으로 사망했다. 교회·병원은 물론 사회복지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감염 우려가 커졌다.

    오후에만 84명 추가 확진… 대구‧경북 확진자가 전체 81%

    질병관리본부는 25일 오후 4시 현재 우한폐렴 확진자가 오전 9시 대비 84명이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893명에서 977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자 84명 중 대구지역에서만 44명이 발생했다. 그 외 지역에서는 경북 23명, 부산 5명, 서울 4명, 경남 2명, 충북 2명, 충남 1명, 울산 1명이 확인됐다. 대구‧경북지역 확진자는 총 79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81% 수준이다.

    사망자도 1명 늘어 총 10명이 됐다. 10번째 사망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확진자 중 기계식 호흡 등 집중치료받는 위중환자는 6명, 산소치료받는 중증환자는 14명이다. 이 중 12명이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환자다. 완치돼 격리 해제된 환자는 22명으로 변동이 없다.

    현재 모두 3만9327명이 검사받았고, 이중 2만5447명이 음성판정받았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은 1만3880명이다.

    특히 추가 확진자는 21일 100명을 기록한 이후 22일 229명, 23일 169명, 24일 231명, 이날 144명 등 5일 연속 '추가 확진자 1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우한폐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둔화하기는커녕 확산 추세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신도들 외출 자제해달라"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모든 신도들에게 "최대한 집에 머물며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사전에 콜센터나 보건소에 문의 후 선별진료소에서 검진받으라"고 당부했다.

    또 "일반 의료기관이나 응급실은 방문하지 말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이동 시에도 자차를 이용해달라"며 "자가격리자로 관리되는 이들은 방역당국의 지시를 철저히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 ▲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총 791명, 전체 확진자의 81%를 차지하는 가운데 정부는 신천지교회 전체 신도 명단을 받아 전수조사 하기로 했다. ⓒ뉴시스
    ▲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총 791명, 전체 확진자의 81%를 차지하는 가운데 정부는 신천지교회 전체 신도 명단을 받아 전수조사 하기로 했다. ⓒ뉴시스
    정부는 전체 신천지교회 신도 명단도 제출받아 이들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시킨 이상 신천지교회 측의 자발적 협조가 없을 경우 법적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강조한 끝에 신천지 측의 전향적 협조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우선 올 1~2월 중 신천지대구교회를 방문한 타 지역 신도와 타 지역을 방문한 대구교회 신도 등 고위험군 신도 명단을 먼저 제공한다. 전체 신도 명단도 이른 시일내에 제공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천지 전체 신도는 21만5000명 안팎이다. 다만 정식 신도가 아닌 예비신도, 이른바 교육생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천지 측은 교육생은 지회 차원의 예비신도이므로 중앙 차원에서 명단을 확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고위험군 신도를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하고, 나머지 신도들에게는 전화로 문진해 유증상자 발생 시 검진할 계획이다.

    병원 및 사회복지시설서도 확진자 발생… 대규모 감염 우려

    이날 오전 추가 확인된 확진자 중 22명은 경북 칠곡과 예천의 장애인시설에서 나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전 브리핑에서 칠곡 중증장애인시설인 밀알사랑의집에서 21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해당 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69명을 전수조사했다.

    예천 극락마을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 1명도 확진판정받았다. 이 환자는 앞서 확진판정받은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인 시어머니와 접촉했다. 보건당국은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체 검사를 진행한다.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는 간호사 A씨(20대 후반)가 25일 오전 확진판정받아 응급실이 긴급 폐쇄됐다. 경찰병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 소재 한 병원에서 "의심환자가 내원했는데 지난 13일 경찰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하니 확인해보라"는 연락이 왔다.

    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12명을 검사한 결과 A씨만 확진판정받았다. A씨는 현재 자가격리됐으며, 관련 증상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접촉한 의료진 12명은 현재 응급실에 격리됐다. 경찰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던 의심환자는 최종 음성 판정받아 A씨의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 ▲ 재적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서울 소재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에선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부목사가 25일 확진판정 받았다. ⓒ뉴시스
    ▲ 재적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서울 소재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에선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부목사가 25일 확진판정 받았다. ⓒ뉴시스
    대한항공 승무원 한 명도 확진판정받았다. 25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 승무원은 지난 19~20일 인천과 LA를 오가는 항공편에 탑승했다 귀국한 뒤 의심증상을 보여 자가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승무원은 인천~LA 노선에 앞서 인천~텔아브비 노선에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승무원이 이스라엘 성지 순례에 참여했다 확진판정받은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등과 같은 항공편에 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동·의성·영주 등에 거주하는 성지순례단은 지난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마치고 귀국한 뒤 무더기로 확진판정받았다.

    다만 아직까지 이 승무원이 격리 전 탑승한 항공편 등과 관련한 정보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대한항공 측은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들에게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조치했다. 또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하고, 비행 전 브리핑은 기내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 초대형 교회 부목사 감염… 천주교 서울대교구 190년 만에 미사 중단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재적 교인만 10만 명 규모의 초대형교회다. 강동구청은 명성교회 부목사와 방문자 등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9명을 검사한 결과 2명에게서 양성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부목사 1명과 동거인 1명이다. 동거인은 부목사 아내 지인의 자녀로, 명성교회 교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7명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명성교회 부목사 등은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한 뒤 서울로 올라왔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부목사는 자가격리 전 16일 오전 7시 1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예배에는 신도 약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부목사는 예배당 교역자석에서 40~50명과 예배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명성교회는 지난 24일부터 주일예배를 제외한 모든 모임을 중단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주간 교구내 성당의 미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1831년 교구가 생긴 이래 190년 만에 처음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5일 오전 담화문을 통해 "서울대교구내 각 본당은 2월26일부터 3월10일까지 14일 동안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본당내 회합이나 행사, 외부 모임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자는 2018년 12월 기준 152만여 명(서울시 인구 대비 15.6%), 교구 소속 본당은 232개에 달한다.

    이로써 천주교 전체 16개 교구 중 13개 교구가 미사를 중단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교구 중 최초로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미사를 중단했다. 안동교구는 22일 미사를 잠정중단했고, 같은 날 광주대교구도 미사를 중단했다. 24일에는 수원·청주·부산·인천·전주·춘천·의정부·대전교구 등 8개 교구와 군종교구가 미사 중단에 함께 했다.

    현재까지 원주·마산·제주교구 등 3곳은 미사 중단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