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과 11월에도 포착…핵물질 용기 버젓이 드러낸 채 활동
  • ▲ CSIS 비욘드 패러렐 팀이 공개한 영변 핵시설 일대 위성사진. ⓒCSIS 관련 보고서 화면캡쳐.
    ▲ CSIS 비욘드 패러렐 팀이 공개한 영변 핵시설 일대 위성사진. ⓒCSIS 관련 보고서 화면캡쳐.
    북한 영변 핵시설 인근에서 핵물질 운반용 열차가 포착됐다. 과거 포착됐을 때와 다른 점은 ‘사용 후 핵연료 운반·저장용 용기(Cask)’를 아예 드러내 보인 점이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대량살상무기 연구 프로그램 ‘평행선 너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최근 상업용 위성이 찍은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 사진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은 10일 촬영된 것이다. 영변 핵시설 가운데 우라늄 농축시설과 방사·화학실험실 옆 철길에 특수운반 열차가 서 있다.  “특별운반열차의 이런 화차 구성은 지난해 4월과 11월, 우리 연구팀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고 CSIS는 설명했다.

    지난해 북한의 핵물질 운반용 열차 포착은 국내에도 보도됐다. 지난해 4월 사진에는 컨테이너만 포착됐고, 11월 사진에는 캐스크가 실려 있는 모습이 잡혔다.

    이번에 포착된 열차에는 3량의 화차(貨車)가 연결돼 있다. 첫 번째 화차는 길이 13미터로 화물칸이 평평하고 덮개가 없다. 여기에 ‘사용 후 핵연료 운반·저장용 용기(Cask, 캐스크)’가 4개 실려 있다. 두 번째는 길이 10미터로, 첫 번째 차량처럼 덮개는 없다. 대신 해상 운송용 컨테이너(24피트 추정) 하나가 실려 있다. 세 번째 길이는 10미터다. 캐스크 4개가 실려 있다.

    “화차에 실린 캐스크의 숫자와 크기로 볼 때 그 목적을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고 CSIS 측은 설명했다. 첫 번째는 사용 후 핵연료 같은 고체 또는 원자로 냉각수 같은 액체를 담은 용기를 영변 핵시설 바깥으로 실어 보내는 것, 두 번째는 영변 핵시설 사이에서의 이동이다. CSIS 측은 첫 번째일 가능성, 즉 사용 후 핵연료를 무기 생산 시설로 옮겨 장거리 탄도미사일용 핵탄두 개발에 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CSIS는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4주 동안 북한이 밝혔던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새 전략무기’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북한 스스로 국제적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매우 세심하게 조정한 행동을 보이는 것인지 확실하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계속 가동 중인 영변 핵시설의 동결이 (미북 간 비핵화의) 첫 단계가 돼야 한다”고 CSIS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