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32.2% > 윤석열 10.8% > 황교안 10.1%… 무당층에선 윤석열 지지율 15.8% 최고
  • ▲ 윤석열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박성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일보가 지난 26~28일 리서치앤리서치 의뢰로 실시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 10.8%, 황 대표 10.1%로 나타났다. 1위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32.2%)였다. 이외에 4위에는 이재명 경기지사(5.6%),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4.6%),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4.4%),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3%) 순이었다.

    비정치인인 윤 총장은 무당층에서 15.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층은 황 대표(42.3%)를 더 지지했지만, 윤 총장 지지도는 19.6%에 달했다. 새보수당 지지층에서도 28.9%의 지지를 얻어 유승민 의원(29.2%)과 경합했다.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성향에서 11.9%로 황 대표(6.3%)를 앞섰다.

    윤석열, 새보수당 지지층에서도 유승민과 오차범위

    현직 검찰총장이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윤 총장이 문재인 정권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예견된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정권 수사와 더불어 ‘살아있는 권력’인 문재인 정권 핵심부를 향한 수사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그간 ‘대안’을 찾지 못했던 우파 및 무당파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셈이다.

    윤 총장의 임기는 약 1년6개월 남았다. 대선이 2년1개월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장 임기 중에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곧바로 야권에서 독보적 이미지를 구축해 6개월 넘게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

    “거침없고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인식 덕에 이름값 올라가는 것”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 임명 초기부터 조국 전 법무부장관 비리를 수사해 장관직 1개월 만에 낙마하게 만들었다. 또한 ‘특수통’ 출신답게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청와대·국무총리실·경찰청 등에 거침없이 압수수색을 벌여왔다.

    올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주도로 측근들에 대한 대거 물갈이 조치가 내려졌지만, 윤 총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기존 수사팀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 기소하도록 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일선 검사들에게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며 외풍을 막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무마 의혹' 수사에도 착수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지난 3년 동안 언론에 계속 오르내리면서 인지도가 생겼다"며 "대통령에게 굴복하지 않고 강직한 모습을 보이고, (박근혜 정부든 문재인 정부든)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인식이 있으니 회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진중권 "윤석열, 출마 선언하면 바로 1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이분, 출마한다고 하면 바로 1위 될 겁니다. 하지만 정치 할 분이 아니죠”라며 “추미애 장관님. 행여 이분이 대통령 되시면 너희들 다 죽음입니다. 그러니 그냥 이분 총장 하실 때 얌전히 조사받고, 깨끗이 처벌받고, 깔끔히 끝내세요”라고 꼬집었다.

    추 장관은 일단 내색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윤 총장의 높은 대선 지지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지으며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차 한 잔 하러 오시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1 대 1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0.1%(총 통화 시도 9946건)에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일보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