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국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애가 탄다”비판… 文, 2014년 '수해’때도 극장행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전 영화 '천문'을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전 영화 '천문'을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

    “설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니 애가 탑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에서 한국인 교사 4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사건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하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글이 페이스북을 통해 올라온 시간인 9시39분,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영화 <천문> 관람차 극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조선시대 장영실과 세종대왕을 다룬 영화 <천문> 관계자 및 기상청 직원들과 환담한 뒤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이 영화의 상영 시작 시간은 본지 취재 결과 9시55분으로 확인됐다. 영화가 시작되기 16분 전 극장에서 글을 올린 셈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영화의 흥행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많은 분들이 함께 영화를 봐주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나푸르나 참사에 대한 우려는 페이스북 언급 외에는 없었다.

    조경태 "국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애가 탄다"

    다음날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언행불일치' 행보에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0일 당 회의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만약에 이 일이 전 정권에서 일어났다면 친문세력은 어떻게 했을 것인가"라며 "당장 대통령 탄핵하자고 했을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참으로 애가 탄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런 시국에 어느 정치인이 극장영화 볼 엄두가 날까. 정말 애타는 심정을 알기는 하시는가"라며 "국민의 생명안전과 안녕이 권력의 이득 추구와 권력의 안이함 속에서 매몰찬 냉골을 받고 있다. 권력만이 가장 태평하고 국민들은 절망한다"고 지적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우리 국민 여럿이 조난당해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국정의 최고책임자라고 하는 대통령이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하나 급할 것 없는 ‘영화 나들이’를 감행하는 모습에서 우리 국민은 말 다르고 행동 다른 대통령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또 “만약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국민이 친문(친문재인)이었더라도 그렇게 태연하게 영화 나들이에 나섰을 것인지 묻는다”며 “물론 그 답은 문대통령 스스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4년 지역구 침수 때도 영화 <변호인> 관람

    문 대통령의 '참사 중 문화생활' 행보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이었던 2014년 8월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서 기록적 폭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던 당일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변호인영화제' 홍보행사에 참석했다. 

    이에 당시 부산지역 대학생 20여 명은 성명을 내고 "문재인 의원은 부산시민이 마음을 모아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수습에 전념하는 이 상황을 외면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는데, 이것이 국회의원으로서 보여야 할 도리와 책임이냐"고 규탄했다.

    한편 안나푸르나 참사 나흘째 구조 소식이 없는 현재, 현지에서는 추가 눈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수색작전에 20일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실종자 가족 6명은 네팔 포카라에 머물며 수색상황을 지켜봤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박영식 주네팔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 ▲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