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집회' 불허하자 세종로로 장소 옮겨 철야… 질서정연한 분위기로 의연하게 예배
  • '문재인 퇴진'을 요구하며 철야농성 100일째를 맞은 10일 오전 청와대 앞 효자로농성장에는 시민들이 모여 예배를 진행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3일 개천절에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차 문재인퇴진범국민대회' 직후 청와대 쪽으로 가두행진하며 이곳에 자리 잡고 100일째 철야농성을 이어왔다.

    기독교순국결사대를 주축으로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시민들은 구약성서에서 모세가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40여 년을 머무르던 광야를 빗대 '청와대광야교회'라고 부르며 하루 3번 예배를 올린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추운 겨울날씨 속에서 집회에 참여한다.

    이날 오후 1시, 120여 명의 참여 시민은 오전 예배를 마치고 각자 자리에 앉아 자율적으로 기도를 했다. 일부는 삼삼오오 모여 현 시국을 향해 쓴소리를 늘어놓았다.

    집회 현장은 지난달보다 질서정연한 분위기였다. 농성장에 놓였던 텐트 등 노숙물품들은 치워졌고, 순국결사대에서 나온 자원봉사자가 빗자루로 바닥을 쓸었다.

    집회에 참석한 50대 남성 전모 씨는 "오늘이 딱 100일이 돼서 상당히 의미가 깊다"며 "축제라도 해야 하는 날인데, 우리가 계속 전쟁 중이기 때문에 어김없이 문재인 퇴진을 위한 투쟁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계속 전쟁 중… '문재인 퇴진' 투쟁 이어간다"

    전씨는 이어 "우리 민초들 혁명세력은 오로지 문재인 좌파독재정권을 끌어내리고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김정은을 멸망시킨 후 예수 한국 복음을 통일하는 대장정의 길을 계속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남성은 "지난 5일 동안 철야농성 장소를 옮겼지만 여기서 다시 하기를 기다린다"며 "세종로공원 텐트 수가 어제는 70개 정도였는데, 수백개로 늘어나 공원을 가득 채우면 여기에 다시 차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지난 5일 현장에 쌓아둔 각종 적재물을 철수했다. 야간집회를 금지한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여 철야노숙 장소를 광화문 세종로소공원으로 옮겼다. 야간집회 금지는 주간집회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60대 여성 신모 씨는 "100일째 이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참을 수가 없다. 추미애 장관이 나오는데 하는 것 보라. 국민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렇게 나라를 마음대로 운영한다면 우리 숫자는 촛불시위 때 이상으로 계속 불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장관, 이광철 민정비서관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장악했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독재로 나가고 법치를 짓밟아버리고 있다"며 "여기에는 신앙의 자유도 없고 그러니 우리 하는 것도 다 '뜯어내라' 그러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저녁에도 우리가 세종로공원으로 가지 말고, 대신 마이크 안 쓰고 여기서 계속 조용히 침묵예배·기도를 하겠다고 변호사들이 집회신고서를 수정 작성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