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8일 ‘교육계 신년교례회’서 자사고 폐지 등 ‘자화자찬’… 교육계 ‘수월성도 중요’ 비판
  • ▲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을 비롯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건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020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을 비롯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이 건배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교육계 인사들이 8일 한자리에 모여 올 한 해 교육 발전을 다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고교서열화 해소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 등 교육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교육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교육계와 야당 대표들은 교육현안을 두고 현 정부와 확연히 다른 견해를 보였다. '교육 발전'에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에서 이견을 보인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17개 전국 시·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20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가졌다. 교육계 신년교례회는 매년 초 교육계와 정·관계, 사회 각계 대표들이 모여 새해 포부와 덕담을 나누는 자리다. 올해 행사는 ‘우리의 미래를 여는 힘! 바로 교육이다. 스쿨 리뉴얼(School Renewal)로 꿈이 영글어가는 교육을 만들어 갑시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유은혜, 교육 공공성 강화 등 교육 성과 자평

    이날 행사에는 유 부총리와 하윤수 교총 회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한 교육계, 정‧관계 인사와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교육백년대계(敎育百年大計)’를 함께 열어가자”고 다짐했다.

    유 부총리와 하 회장, 황 대표, 손 대표 등은 올 한 해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교육현안과 관련해서는 인식 차를 드러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고3 선거교육 등 지난해부터 이어진 견해의 대립이 재연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지난해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성과들이 있었다”며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과 에듀파인 도입 등 공공성 확대정책을 언급했다. “고교 무상교육을 시작하고 반값등록금 수혜 학생 비율 확대, 대학 입학금 단계적 폐지 등 교육비 부담을 줄여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했다”고도 자평했다.

    자사고의 일반고 일괄전환 등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유 부총리는 “전 세계 선진국 교육정책은 우수한 학생을 선별하는 경쟁 위주의 시스템에서 한 명, 한 명 다양성에 주목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며 “일반고 역량 강화와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등 교육부 정책이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20년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2020년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하윤수 교총 회장 “고3 선거권, 학교 정치장화 우려”

    반면 하윤수 교총 회장은 “지난해 우리 교육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이념의 웅덩이에 빠져 방향성을 잃고 표류했다”고 진단했다. 하 회장은 고3 학생이 선거권을 갖게 된 것과 관련 “만 18세 선거법은 학교의 정치장화, 고3 학생의 선거운동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교단에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이어 “경자년 새해에는 우리 교육의 미래를 보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미래를 여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념과 진영논리, 수월성과 평등성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교육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평준화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수월성 교육도 중요하다는 요구를 인정해야 한다”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냈다. 손 대표는 “유 부총리는 기존 30%였던 정시 비율 기준도 조국사태 이후로 40% 이상 높였다”면서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정시 확대 지침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교육은 나라의 미래를 이끌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지난해 우리 교육계는 다사다난했다”며 “교육현장의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교육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무엇보다 교육이 공정해야 하며”며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찾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교육으로 거듭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자사고 폐지, 고3 선거법 우려 팽배… 文 “확실한 변화로 교육혁신 이루겠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올해는 ‘확실한 변화’로 교육혁신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모든 아이들이 학비 걱정 없이 배움의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공정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교육의 공공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교육의 불공정성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조치도 차질 없이 추진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