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 투자한 제로페이, 목표 달성률 0.6%… 4억짜리 기념관은 하루평균 이용자 40명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서울시가 돈이 없다. 밤마다 돈 찍어내는 꿈을 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동작구 예산설명회에서 “청년수당을 겨우 50만원씩 6개월 준다”며 “내 마음 같아서는 적어도 100만원씩 2년 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올 한 해 소규모 사업들로 낭비한 세금만 330억원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각 사업들에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30개 사업에서 328억2612만원 낭비…제로페이에만 43억

    지난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대표적 소규모 사업 30건에서 세금 328억2612만원을 소요했다. 소규모 사업은 예산 수백억∼수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과 달리 시의회 등의 감시가 소홀해 마구잡이로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시장의 역점사업인 제로페이 관련해서는 43억원가량의 예산이 집행됐다. 세부적으로는 제로페이 전담 기간제근로자 511명을 고용하는 데 41억3800만원을 집행했다. 제로페이 대학생 홍보대사 위촉에 1억3000만원, 제로페이 챗봇 사업에 1122만원을 사용했다.

    총 42억7922만원의 예산이 제로페이 관련 사업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올해 결제액(502억)이 목표치(8조5300억)의 0.6%로 드러나면서 세금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 마련된 ‘지하예술정원’도 대표적 세금 낭비 사례에 속한다. 지난 2월 24억원가량을 들여 조성했지만,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650그루의 나무 중 대나무 50그루와 조릿대 60그루 등 110그루(전체의 17%)가 말라 죽었다.

    3000만원 들인 사업…한 달 만에 운영 정지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폐지돼 헛돈만 날린 사업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시는 택시의 승차거부를 근절하겠다며 택시 호출 앱 'S택시'를 개발했다. 세금 3000만원을 들였지만 시범 서비스 한 달 만인 지난 7월 운영을 중단했다. 민간 앱에 비해 성능이 나쁜 데다, 택시기사들의 이용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법인택시 기사 유니폼 지급도 문제가 됐다. 시는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하며 16억1000만원을 들여 유니폼을 배포했지만, 지난 6월 규정이 폐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유니폼 착용 강제는 인권침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 의미가 무색해진 사업도 있다. 3억9000만원을 들여 건립한 백남준기념관은 일일평균 관람객이 40명 수준으로 드러났다. 시가 의료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한 '시민건강포인트' 홈페이지 역시 제작비 1억1952만원을 투입했으나 일일평균 방문자는 4.3명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백만원 단위의 소규모로 예산이 낭비된 사업들도 있다. ‘이라크 모술도서관 건립 지원’과 ‘서울로7017 양산 무료 대여’다. 시는 지난 4월 이라크 모술지역 도서관 건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도서관 소장 도서와 시 발간 도서 등 총 1079권을 기증한 바 있다. 사용된 예산은 137만원가량인데, 기증된 책들 대부분이 한국어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실효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시는 또 서울역 인근 고가정원인 '서울로7017'(이하 서울로)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양산을 빌려주는 ‘서울로7017 양산 무료 대여 사업’을 위해 지난 5월말 서울로 곳곳에 총 72개의 양산을 비치했다. 양산과 거치대 구입에 320만원을 사용했으나 양산을 빌려가고 반납하지 않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