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숨진 채 추락, 15세 소년 최루탄에 두개골 골절… 홍콩 시내 '아수라장'
  • ▲ 투명 방패와 화살을 든 시위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투명 방패와 화살을 든 시위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콩 경찰의 진압방식이 과격해지자 시위대도 이에 맞서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중문대 일대에서는 경찰과 시위대의 공성전(攻城戰)이 벌어졌다.

    지난 13일에는 검은 옷을 입은 30대 남성이 건물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의 최루탄에 맞은 10대 학생과 70대 노인은 중상을 입었다. 지난 12일 일어난 총격사건의 피해자는 여전히 중태다. 중국 본토 학생과 외국인유학생들은 홍콩을 떠나기 시작했다.

    경찰 “추락한 30대 검은 옷 남성, 사인 불분명”

    영국 가디언은 “지난 13일 밤(이하 현지시간) 30대로 추정되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츤완 지역의 한 건물에서 추락해 숨졌다”는 홍콩 경찰의 발표를 인용했다. 홍콩자유언론(HKFP)은 이와 관련해 경찰의 발표를 인용해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은 추락사한 것이 아니라 떨어지기 전에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HKFP에 따르면, 홍콩 경찰 대변인은 “이 남성의 시신은 13일 오후 10시32분쯤 콰이푹가와 윙케이가 사이에 있는 건물에서 추락했으며, 떨어진 곳 주변에서 사망과 관련된 흔적이나 자살이라고 할 만한 흔적을 찾지 못했고, 이 남성이 30대라는 것 외에는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시위대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루탄 맞은 10대, 벽돌에 맞은 70대 모두 중태

    HKFP에 따르면, 지난 13일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속출했다. 시청 식품환경국 소속 70세 청소부는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에 맞아 위독한 상태다. 15살 소년은 친수와이 지역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으면서 두개골 골절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지만 중태다.
  • ▲ 지난 13일 밤 홍콩 중문대 주변에서는 공성전이 벌어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3일 밤 홍콩 중문대 주변에서는 공성전이 벌어졌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문대 안팎서 경찰-시위대 공성전…모든 학교 휴교령

    시위대는 지난 13일 저녁부터 중문대를 중심으로 경찰에 거세게 저항했다. 이날 오전 경찰이 대학 내까지 들어가 시위대가 아닌 사람들까지 무차별 폭행한 것이 오히려 시위대를 끌어들였다. 뉴데일리TV의 현장중계 영상을 보면, 경찰은 계속 학교 안으로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아대고, 학내 시위대는 불화살과 투석기를 날리면서 주변 도로를 봉쇄했다.

    홍콩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대학 내 스포츠센터에서 양궁을 가져와 경찰을 향해 불화살을 쏘고, 휘발유가 든 화염병 400여 개를 던졌다”면서 “지금 대학(중문대)은 화염병 제조기지이자 폭도들을 위한 피난처”라고 비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13일에만 최루탄 1500여 개를 사용했고, 고무탄 1300여 발을 쏘았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지고, 이 과정에서 무관한 시민들이 중상을 입는 사례가 생기자 홍콩 교육당국은 초·중·고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당국은 “특히 초등학생들은 바깥은 위험하니 집에서 절대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본토 학생과 외국인유학생 출국 러시

    중국 언론은 이날 “홍콩에 유학 중인 학생들이 인근 선전지역으로 피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국인유학생들 또한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한국 유학생들도 귀국길에 올랐다. 문화일보·한국경제 등에 따르면,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13일 차량을 동원해 중문대 기숙사에서 한국인유학생 40여 명이 탈출할 수 있게 도왔다.

    현재 홍콩에는 홍콩대·홍콩과기대·중문대·홍콩시립대·침례대 등에 1600여 명의 한국인유학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