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장관 '고창', 김 장관 '정읍', 정 전 의장 '진안'… 박지원 "목표 총선 생각하고 있다"
  •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뉴데일리 DB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뉴데일리 DB

    여권에서 친문 성향의 호남 인물을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또 내세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내년 총선 전까지 민주평화당 등 정치세력이 호남에서 독자적으로 표를 얻어갈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독보적 입지를 마련하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13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진영 행정안전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3명이다. 각각 전북 고창, 정읍, 진안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호남 정치인이다.

    경남 거제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영남을 대표한다면, 권력서열 2위는 호남이 계속 맡아야 지역소외론을 봉쇄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조국사태'로 몸살을 앓은 만큼 현역 의원은 무조건 청문회를 통과한다는 '현역 불패 신화'에 기대 안정적으로 청문회를 통과하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현역 의원은 '청문회 통과 무난' 이점

    진 장관의 경우 옛 새누리당 출신으로, 최근 청와대가 내세우기 시작한 '탕평인사' 기조에도 걸맞다. 총리 지명 표결 시 무난하게 통과할 카드로도 평가된다. 청와대 인사검증설까지 나온 진 장관은 12일 이를 의식한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지방정부 합동회의'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급히 빠져나갔다.

    3선인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친문'으로,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주목받는다. 3기 신도시 발표로 지역구(고양시 정) 여론이 악화해 불출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거론된다.

    정 전 의장은 이 총리의 종로 출마설이 대두하면서 맞교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산업자원부장관까지 지내 경제정책 역량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정 전 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을 지낸 이력이 있어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까지 역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면 같은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 총리 하마평에 올랐던 박지원 의원은 친문이 아니어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제 지역구인 목포에서의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답안밖에 지금 할 수 없다. 김칫국 마실 순 없는 것 아니냐"고 사실상 기대감을 접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총리설'은 수면 아래로

    개각 시점은 예산안 통과, 패스트트랙 등 입법과 정기국회가 정리되는 내년 1월 초순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소위 '물갈이 공천'을 통해 현역을 탈락시키는 등 교통정리를 해낼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다. 때맞춰 이 총리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호남 전체 의석 28석 가운데 절반 이상을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대대로라면 최소 10석 이상 추가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진 장관·김 장관의 경우 장관에서 총리로 내부 승진하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총리로 친문이 아닌 외부 인물을 들여오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여준 "경제통에 배짱 있는 김종인이 적임자"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13일 차기 총리와 관련 "저는 그분의 능력이나 품성으로 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그분을 능가할 만한 분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추천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청와대의 국정수행 능력으로 봐서 그렇게 또 무난한 총리 뽑아서 청와대가 다 결정한다고 하면 아마도 문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정을 수행해본 경험이 있어 경제 전문성이 있다는 것과, 이런 어려움에 두려움을 갖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용기라든지 배짱이라든지 이런 게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좋아하건 안 좋아하건, 친하건 안 친하건 그런 것은 문제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누가 적재적소냐, 이것만 찾으라는 것"이라며 "(김종인은 박근혜 대선캠프에도 있었지만) 그러다 나중에 민주당 가셔서 대표로 선거에서 총선 치러서 이겼잖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