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교섭단체 연설에 野 "반성 없는 집권 여당"… 경제 관련 '자화자찬' 일관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며 '공정사회'와 '공존경제'를 강조했다. 공정사회 실현을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비롯한 검찰개혁, 선거제도개혁, 국회개혁 필요성을 주장했다. 공존경제를 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노동자와 기업인의 상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두 달 넘게 극심한 국론 분열을 야기한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4대 개혁방안'과 '공존경제를 위한 5대 과제'를 발표했다. 공정사회 4대 개혁안은 ▲검찰 특권 철폐 ▲선거제도 전면 개혁 ▲국회 개혁 ▲입시와 취업의 공정성 회복, 공존경제 5대 과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 성장 ▲노동자와 기업인의 상생 협력 ▲수도권과 지역,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 ▲기성세대와 청년의 공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등으로 정리된다. 

    시종일관 한국당과 대립각, 21년 전 이회창 총재 발언도 소환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시종일관 자유한국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10월 말 본회의 부의를 예고한 공수처법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당을 겨냥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적 사건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사건에 대한 공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된 수사기관 설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한 1998년 9월 23일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발언을 소개하며 "지난 20년 동안 자유한국당은 야당일 때도 여당일 때도 공수처 설치를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오직 자유한국당만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공수처를 '게쉬타포' '친문홍위병' '장기집권 사령부' '좌파독재처'라고 규정한데 대해서는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검사가 기소될 확률은 0.1%, 국민이 기소될 확률은 40%이기 때문에 "검찰 특권은 없애야 한다"는 논리도 폈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공정수사처"라며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직접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검찰보다도 공수처는 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있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기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제도 개혁안에 대해서도 한국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의 선거제도는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있는 그대로 의석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의지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한결같은 외면과 어깃장 때문에 여섯 달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을 전부 소선거구제로 선출하자는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당론은 이제 철회되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을 향해서는 "6개월 전 패스트트랙 공조에 임했던 우리당의 의지는 여전히 한결같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더욱 더 단단해진 공존과 협치로 검찰개혁과 선거제도개혁을 함께 완수하자"고 협조를 당부했다. 

    경제 분야 연설에선 '자화자찬' 일색

    경제 분야에서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일부 호조를 보인 경제·고용 분야 지표를 주로 소개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일 갈등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한일 경제전으로 인해 우리는 한국경제 대전환의 계기를 맞았다"며 "최근 삼성과 SK와 LG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생산과정에서 우리 중소기업이 생산해 낸 불화수소로 국산화 공정을 시작한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쏘아올린 새로운 희망이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월 평균 9만7000명에 불과했던 일자리 증가가 올해는 9월까지 매달 평균 26만개로 대폭 늘어났다"며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도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좋은 일자리'라고 부르는 상용직 일자리수도 두 달 연속 대폭 늘어나 상용직 비중이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에 도달했다"며 "청년 고용율도 43.7%로 2005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이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야당에서는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이 없었다" "자화자찬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비호에 대해서도, 경제 파탄에 대해서도 한 마디 반성도 없이 제도 탓, 남 탓이나 하며 아무런 대책도, 비전도 제시 못한 최악의 연설"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회가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는 데 대한 집권여당으로서의 깊은 반성과 고뇌가 없다"며 "자화자찬 속에 경제 현실에 대한 국민의 체감을 입막음하려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