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심장 빗겨가 중태"… 홍콩 경찰 “사전에 5발의 경고사격 있어 적법"
  • ▲ 홍콩 경찰이 10대 소년에게 실탄을 발사하는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콩 경찰이 10대 소년에게 실탄을 발사하는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베이징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치러지던 1일, 홍콩에서는 대규모 반중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18세 고교생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홍콩 빈과일보가 홍콩대학교학생회 등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4시10분 최안완구 사추이로드와 야우마테이 주변에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쐈다. 빈과일보는 “피해자는 중등학교 5학년으로 자신을 ‘창츠킨’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총알은 심장으로부터 3cm 빗겨갔지만 피해자는 현재 중태”라고 전했다.

    미국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소년이 총에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면서 “해당 영상을 보면 마스크를 쓴 10대 소년이 경찰의 팔을 향해 쇠막대를 휘두르자 경찰이 팔을 뻗은 정도의 거리에서 총을 쏜다. 그 직후 소년은 길바닥에 쓰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은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로 홍콩 경찰청장은 “피해자는 올해 18세로 왼쪽 가슴에 총을 맞았다”면서 “실탄 발사 이전에 5발의 경고사격을 했으므로 (경찰의 실탄 발사는) 합리적이고 적법했다”고 주장했다. 실탄을 쏜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 로 청장의 주장이다.

    로 청장은 시위대를 ‘폭도들’이라고 부르며 “이날 시위로 경찰 25명이 부상을 입고, 공공기관이 파괴되는 등 폭도들의 범죄행위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면서 “이런 위협 속에서 경찰로서는 실탄 발사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의 판단(실탄 사격)은 적절했다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로 청장은 그러나 10대 청소년에게 총을 쏜 행동에 대한 질의응답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통신은 “이날 물리적 충돌로 시위대와 경찰 66명이 부상을 입고 후송됐으며, 두 명의 환자가 중상을 입었다”면서 “중상자 가운데 한 명이 10대 청소년”이라는 홍콩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시내 6곳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했고, 160여 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