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도 2~3일→ 하루로, 증인 93명→ 11명으로 줄어… 한국당 "여당에 말려" 내부 불만
  • ▲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증인 채택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여상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증인 채택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여야가 6일 열릴 예정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으로 11명을 부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 씨가 받았다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을 규명해줄 핵심 인물인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이 최 총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완강히 거부하며 부르지 않기로 합의했다. 

    부인, 딸, 동생 부부, 모친, 동양대 총장 모두 빠져
     
    여기에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딸 조씨는 물론, 웅동학원 관련 의혹의 핵심인 조 후보자의 동생 부부와 모친 박정숙 전 웅동학원 이사장도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무위원의 자질을 검증하는 국회의 고유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고 권위마저 추락시켰다는 비판에서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또한 핵심 증인이 빠진 채 열리게 되면서 '맹탕 청문회', 당초 2~3일 예정이었던 것이 6일로 미뤄지면서 '뒷북 청문회'라는 오명을 쓰게됐다.

    국회 법제사법원회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과 제출 자료, 증인 명단을 일괄 의결했다. 

    채택된 증인은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11명이다. 조 후보자의 가족과 최성해 동양대 총장 등 핵심 증인은 대부분 빠졌다. 

    '압력전화' 의혹 유시민·김두관도 빠져

    앞서 여야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민주당 의원과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회동에서 11명의 증인 채택안에 합의했다. 

    김 의원은 합의 직후 "최성해 총장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너무 완강했다"며 "내일 청문회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우선 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최 총장에 대해 "정치공세를 하는 사람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것이냐"며 "청문회가 아니라 정치공세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을 부르자고 요구했지만, 이 역시 민주당이 거부하면서 채택되지 않았다. 

    11명 증인, 출석 거부해도 방법 없어  

    이날 여야의 합의를 두고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하루짜리 청문회를 왜 받느냐" "오락가락, 원내전략이 없다" 면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에서는 당초 이달 2~3일 이틀간 열기로 했던 청문회가 6일 하루로 축소되고, 93명이었던 증인 요구 목록이 11명으로 줄어들면서 민주당의 페이스에 완전히 말렸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디. 

    특히 여야가 합의한 11명의 증인 출석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증인 출석을 강제하려면 5일 전에 당사자에게 출석요구서를 송달해야 한다. 5일 전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채택된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해도 강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