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지지층, 27~28일 이틀간 포털 실검 1위 장악… “유치한 여론조작” 비판 봇물
  •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상윤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상윤 기자
    지난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진 가운데 그를 응원하는 극성 지지자들이 각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조국 힘내세요'를 1위로 만들었다. 이 같은 극성 지지층의 맹목적인 조국 감싸기와 응원에 일각에서는 유치한 여론조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2시36분 '조국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20위에 처음 등장한 후 오후 3시30분쯤 1위로 올라섰다. 조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인위적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文대통령 팬카페도 가세한 '조국 힘내세요' 1위 만들기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극성 지지층은 지난 27일 오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페이스북·트위터에 "오후 3시 다음과 네이버에 '조국 힘내세요'라고 검색 이벤트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인 클리앙·레몬테라스와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의 팬카페인 젠틀제인에도 게재되며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1위로 끌어올렸다.

    친여 성향 인사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소설가 이외수 씨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저들(보수우파) 중의 일부가 한 떄 국민을 개·돼지로 비유했던 것을 망각하지 말자"며 '조국 힘내세요'를 태그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의 적폐들이 조국으로 대표되는 촛불의 의미를 권력으로 압살하려 결집한다"며 "네이버와 다음 실검 검색어에 '조국 힘내세요' 부탁드린다"고 독려했다

    '조국 힘내세요'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자 '조국 사퇴하세요'도 등장했다. 지난 27일 오후 5시20분쯤 처음 네이버 검색순위 20위권에 등장한 이 문구는 이후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2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어 28일 오후 4시부터는 조 후보자의 극성 지지자들이 같은 방법으로 ‘가짜뉴스 아웃’을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며 현재(오후 5시50분 기준) 다음과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올라섰다.

    "아이돌 쫓아다니는 팬클럽 같다"

    상황이 극단 지지층 간 맞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며 각종 포털의 여론을 호도하자 네티즌과 시민들은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정말 유치해서 못 봐주겠다" "이런 게 여론조작 아니냐. 말로만 듣던 댓글부대가 있는 것 같다" "드루킹사건이 있었던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시작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시민 김모(56) 씨는 "드루킹이 떠오른다. 이렇게 광고·홍보해서 검색순위 올리는 것이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백모(39) 씨는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응원받을 일이냐"고 반문하며 "극단적으로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사람들에 맞대응하기 위해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부끄럽다"며 양측의 행동을 비판했다. 임모(43) 씨는 "매일 정의 타령 하던 사람들이 (조 후보자에 대한) 엄청난 의혹이 나오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데도 이런 유치한 행동을 계획했다고 생각하니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팬클럽 같다"고 비난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러한 행태에 대해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며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를 말도 안 되는 이벤트로 만회해 보려는 모습이 안쓰럽다. 이러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부추긴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실시간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도를 두고 대중에 미치는 영향이 한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정세력이 의도를 가지고  실시간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행위는 과거 국정원 댓글사건이나드루킹사건 이후로 순수한 시각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런 이벤트의 영향력은 매우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