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된 13개보 중 7개보, 수질악화 관측… 환경부 "예년보다 높은 농도의 오염물질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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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부. ⓒ뉴데일리DB
    문재인 정부가 수문을 연 4대강 보 13개 중 7개 보에서는 오히려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4대강 보를 개방하면서 "철거나 수문 상시 개방을 하면 수질이 더 개선된다"고 했다. 환경부는 지난 2월 금강·영산강 5개 보에 대해 '세종·공주·죽산보는 철거하고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21일 조선일보는 환경부가 지난달 23일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자문회의'를 열고 4대강 수질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세종·공주·백제·승촌·죽산·낙단·구미·이포 등 7개 보는 수문을 열었던 기간의 수질지표가 수문을 닫았던 같은 계절과 비교해 더 악화했다.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인(燐)의 함량(TP), 총질소(TN), 부유물질(SS) 등 5가지 수질지표를 측정한 결과다.

    특히 금강과 영산강의 경우 백제보를 제외한 4개 보의 5개 수질지표가 대부분 악화됐다. 2017년 6월부터 일부 보의 개방을 시작한 금강과 영산강은 가장 오랜 기간동안 보 개방·모니터링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금강 공주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5개 지표가 모두 악화됐고, 세종보는 부유물질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죽산보는 총질소를 제외한 전 지표가 악화됐다. 조류(이끼의 일종) 농도의 경우에도 승촌·죽산보에서는 오히려 예년 동기 대비 최대 94%까지 증가한 사례도 있었다.

    강이 맑아진다는 예상과 동떨어진 이런 결과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류에서 유입된 조류 농도가 오르거나, 퇴적물이 떠오르면서 영양물질의 농도가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강·영산강 4대보, 수질지표 대부분 악화… 환경부 "기간별 증감 다양"

    이와 관련, 환경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7개보 수질악화는 지표가 나빠진 기간 위주로 언급된 것으로 실제로는 개방기간별, 항목별로 증감이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금강 미호천, 영산강 광주천 등 주요 지류로부터 예년 동기간 대비 높은 농도의 오염물질(유기물·영양염류) 유입, 보 개방에 따른 퇴적물 재부유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보 개방·모니터링 결과치가 정부의 예상과 달라 크게 알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자문회의에서는 수질·생태 전문가 10명만 참여했다. 지난해 6월 보 개방·모니터링 1주년 당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대적으로 결과를 홍보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에도 보 개방·모니터링 1주년 경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물 흐름이 회복돼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는 등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수치가 오히려 오른 BOD·TP 등 일반 수질 지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통상적으로 수질 평가에 사용되는 지표인 COD·TN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