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장관과 회담 전 강조…지소미아·호르무즈 관련 공개 언급 안 해
  • ▲ 회담 전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회담 전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9일 국방부에서 2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국방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한미동맹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회담과 관련해 “양국 국방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 등 현안 외에도 논의한 주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언론들이 예측한 주제를 모두 논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일 지소미아 문제와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서 논의했다”면서 “구체적이거나 심층적인 건 아니고 원론적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정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 논의했는지 모두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는 공약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주변지역의 안정 유지를 위해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데 주목하고 올해 말 개최 예정인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래 연합사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를 논의할 것을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정경두 “최근 한반도 상황 매우 긴박”

    정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이날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지소미아 문제,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 ▲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함께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났다. ⓒ청와대 제공.
    ▲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함께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났다. ⓒ청와대 제공.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엄중한 시기에 에스퍼 장관과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정 장관은 이어 “일각에서는 9·19 남북 군사합의로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강력한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들께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지난 주 금요일부터 경북 성주 사드기지 내 장병 숙소의 생활환경 개선 공사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은 철통과 같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보의 핵심 축(Linch pin)”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한다”며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하기 전까지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단호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진 전작권을 한국군에 넘기는 문제에서 진전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동맹으로서 갖는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자 그 어떤 상대도 필적할 수 없는 전략적 이점”이라고 역설했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나 국방부를 방문하기 전 외교부에서 강경화 장관을 만났을 때나, 정 장관과 함께 청와대로 가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직후에도 지소미아 문제나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