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직속 '정찰총국'이 직접 남파… 서남아 승려 위장해 간첩질… 수년전에도 입출국
  • ▲ 연합뉴스가 2017년 2월 제작한 북한 정찰총국 조직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합뉴스가 2017년 2월 제작한 북한 정찰총국 조직도.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정찰총국에서 보낸 간첩이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 공안당국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직접 보낸 직파간첩이 검거된 것은 13년 만의 일이다.  

    연합뉴스·중앙일보·조선일보 등은 지난 24일 '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국정원과 경찰이 지난달 남파간첩 용의자 A씨(40)를 모처에서 검거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그가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정찰총국은 표면상 인민군 총참모부 예하기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무위원회의 김정은 직속이다. 2009년 3월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 대남공작기관들을 통폐합해 만들었다. 양성한 공작원을 한국과 해외에 침투시켜 암살·테러·사보타지 등을 자행하는게 주요 임무다. 간첩 침투를 안내하는 요원도 직접 양성한다. 산하 제6국 소속 '110호 연구소'는 해커 양성소로 유명하다. 2018년 3월 장길성이 새 국장이 됐다.

    공안당국은 A씨가 테러나 사보타지 등을 저지르려 하지는 않았으나 정찰총국의 명령에 따라 특정 활동을 해온 것으로 본다. 당국은 A씨의 구체적 임무 등은 밝히지 않았다.

    서남아 승려로 위장…국정원, 극비 보안 

    공안당국은 A씨가 지난해부터 지난 6월까지 국내에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몇 년 전에도 입국했다 출국한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서남아시아 모 국가의 국적으로 신분을 세탁해 입국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A씨는 서남아시아 출신 불교승려로 위장해 국내에서 활동했다. 신문은 “보안당국이 직파간첩 검거와 관련해 보안에 극도로 신경 쓰고 있다”면서 “국정원과 경찰 모두 ‘검거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정원 공보실은 25일 오전 현재 전화를 받지 않는다.

    북한이 직접 양성해 남파한 간첩을 검거한 것은 2006년 7월 이후 13년 만이다. 노무현 정권 시절이던 2006년 7월 검거된 정경학(당시 48세)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국정원과 경찰에 검거됐다. 당시 정씨는 미국계 태국인으로 신분을 세탁한 상태였다.

    북한은 2010년을 전후해 직접 양성한 공작원보다 ‘위장 탈북자’나 ‘북한 화교’들을 돈을 주고 사서 간첩으로 활용했다.

    한편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간첩 35명을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