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사진 공개… SLBM 3발, 공기불요시스템(AIP) 갖춰 2주간 잠항할 수 있어
  • ▲ 김정은이 시찰했다는, 북한 신형 잠수함 모습. 상당한 규모로 보인다. ⓒ북한선전매체 화면캡쳐.
    ▲ 김정은이 시찰했다는, 북한 신형 잠수함 모습. 상당한 규모로 보인다. ⓒ북한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이 최근 시찰했다는 신형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용 ‘고래’급이며, 여기에 '공기불요추진시스템(AIP)'까지 갖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가 주장했다.

    김정은, 새 잠수함 시찰…국방부 “예의주시 중”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며 “이 잠수함은 동해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잠수함을 시찰한 장소와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은 지난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 인민대의원선거 투표를 했다. 국방부 안팎에서는 이를 토대로 김정은이 잠수함을 시찰한 곳이 신포시일 것으로 추정했다.

    국방부는 김정은이 시찰한 잠수함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잠수함에 대해 포착한 내용이 있으면 알려 달라”는 질문에 “저희가 항상 말씀드리듯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북한 신형 잠수함이 우리 안보에 위협적이라 보느냐'는 질문에도 최 대변인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로 (북한 잠수함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개량 거듭한 ‘고래’급 잠수함... SLBM 탑재할 수 있어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고래’급 잠수함 개발을 끝낸 것으로 추정한다. ‘고래’급 잠수함은 길이 68m, 폭 7.1m, 본체 높이 11m, 수중배수량 2200t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위성사진에 포착된 모습을 보면 1기의 SLBM을 탑재할 수 있다.

    ‘고래’급 잠수함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14년 7월 ‘38노스’가 신포조선소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하면서다. 이후 ‘38노스’를 비롯해 미국 외교안보매체들은 위성사진과 정보기관 보고서 등을 인용해 북한이 ‘고래’급 잠수함을 계속 개량 중이라고 보도했다.
  • ▲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 발사한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신형 잠수함이 배치되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이 한반도와 일본, 미국을 노리게 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 발사한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신형 잠수함이 배치되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이 한반도와 일본, 미국을 노리게 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포’급이라고도 불리는 ‘고래’급 잠수함은 초기형, 중기형, 후기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후기형은 2017년 10월 건조 중인 모습이 미군 정보기관에 포착됐다. 당시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북한이 만드는 잠수함은 SLBM 탑재용으로 배수량이 2000t 이상으로 보인다”는 미군 정보기관의 분석을 인용했다. 한국 해군이 보유한 214급 잠수함(배수량 1800t)보다 더 크다.

    군 관계자 “SLBM 최대 3발, AIP 탑재했을 것”

    군 관계자들은 김정은이 시찰한 잠수함이 ‘고래’급 잠수함의 최종 버전일 것으로 본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옛소련의 ‘골프’급 잠수함을 바탕으로 신형 잠수함을 개발한 것은 10년도 넘었다”면서 “북한이 계획대로 잠수함 개발을 마쳤다면 ‘북극성’급 SLBM을 3기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 '공기불요추진시스템(AIP)'도 갖췄을 것으로 내다봤다. AIP는 디젤 추진 잠수함의 작전능력을 대폭 향상시켜 준다.

    일반적인 디젤 추진 잠수함은 엔진을 가동해 전지를 충전한 뒤 바닷속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잠수함에 넣을 수 있는 전지 용량의 한계 때문에 사나흘에 한 번은 바다 위로 올라와 엔진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AIP를 갖추게 되면 바닷속에서도 엔진을 돌려 전지를 충전할 수 있다. 그 덕분에 2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AIP를 팔겠다는 나라가 자기네 최신 잠수함에 이를 장착하지 않았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지난해 대만 잠수함 도입사업에 입찰했을 때 '연어'급과 '상어'급 잠수정, AIP와 무산소발전소체계(VNEU) 기술 이전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17년 9월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이 3000t급 잠수함을 건조 중이며, 여기에 AIP가 장착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고래’급 잠수함에 AIP를 장착했다면, 앞으로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SLBM 발사를 사전에 탐지, 요격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