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최후진술서 文 비판… "미꾸라지 놈들" "망국의 길로 가는 것 아닌지 두렵다"
  • ▲ 불법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 ⓒ뉴데일리 DB
    ▲ 불법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필명 '드루킹' 김동원씨. ⓒ뉴데일리 DB
    '불법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10일 "문재인 정부가 독단과 무능으로 일본과 외교관계를 파탄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서울고법 형사4부(조용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혐의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저는 이 정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독단과 무능으로 대일외교 파탄"

    김씨는 문재인 정부가 대일외교에도 '선악 이분법'을 적용해 대화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1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만나 문재인 정부의 대일외교가 파탄으로 가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안 지사는 우려를 표명했다"면서 "안 지사는 본인이 (문 정부 측 인사들과) 대화하고 싶지만 친일파로 몰릴까봐 그렇게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파국을 막으려던 전직 대법원장은 물론, 친일파로 낙인찍힐까 두려웠던 정치인, 그리고 일본과 협력하려던 저도 구속돼 있다"며 "나라를 망국의 길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일본대사나 오사카총영사 등의 자리에 지인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귀를 닫고 입을 막고 대화하지 않으려고 했기에 자력으로라도 대화 통로를 확보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이 출범하고 저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경수는 저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주일본대사와 오사카총영사 등 인사 관련 사실도 제가 자리를 탐했다고 했다"면서 "자력으로 대화를 열기 위한 것이었으며, 거기에 사리사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최후진술 말미에 속명 '조오현'으로 활동한 시조시인 무산스님의 '오늘'이라는 시를 인용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조오현 시인의 시로 최후진술을 마치겠다"며 "잉어도 피라미도 다 살았던 봇도랑, 맑은 물 흘러들지 않고 더러운 물만 흘러들어, 기세 잡은 미꾸라지놈들 용틀임할 만한 오늘"이라고 말했다.

    드루킹에 징역 8년 구형… "댓글조작, 여론 형성 저해"

    이날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씨에게 1심 구형량보다 1년 늘어난 징역 8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혐의에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했다. 1심은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특검은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추천 순위를 조작한 행위는 건전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며 "피고인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죄가 되지 않는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2017년 대선과 2018년 6·13 지방선거에 개입할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해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드루킹 일당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기사 총 8만여 개에 달린 댓글에 9900만여 건의 공감 또는 비공감을 부정 클릭했다고 파악했다.

    김씨는 노회찬 전 의원에게 5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하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씨에게 인사청탁 등을 대가로 500만원을 준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