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중 극단적 선택… 스타들 조문 줄이어
  • ▲ 지난달 29일 새벽, 유명을 달리한 배우 전미선. ⓒ뉴시스
    ▲ 지난달 29일 새벽, 유명을 달리한 배우 전미선. ⓒ뉴시스
    다수의 인기 영화와 드라마에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중견배우 전미선(49)이 지난 주말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영화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전미선은 지난달 29~3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공연을 위해 28일 저녁 전주로 내려가 완산구 고사동 A호텔 11층에 투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에 도착한 전미선이 10여명의 공연 스태프·출연진과 함께 저녁을 먹고 호텔 객실로 들어간 시각은 29일 0시 40분경.

    다음날 아침 전미선이 전화를 계속 안받자 불안감을 느낀 매니저가 해당 객실로 찾아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전미선을 발견하고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그러나 구조대원이 도착했을 때 전미선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저도 경찰 조사에서 "발견 당시 전미선의 의식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인은 29일 새벽 1시 40분께 아버지와 4분가량 통화를 하며 "집안에 아픈 사람이 많아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고인의 부모가 이름 모를 병으로 오랫동안 투병 중이고, 얼마 전엔 친오빠의 부인(올케)이 숨지는 아픔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 직전 객실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없으며 평소 고인이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점 등을 감안해 이날 우발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가 마무리된 후 고인의 시신은 유가족에게 인도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지하 1층) 1호실에 빈소가 마련됐다. 사인이 사실상 자살로 드러남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빈소가 차려진 후 가장 먼저 고인을 찾은 동료는 배우 송강호였다. 고인이 드라마와는 달리 아직 영화판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던 시절,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극중 부부로 함께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게 만들었던 배우가 바로 송강호였다.

    고인의 유작이 된 '나랏말싸미'에도 함께 출연하며 남다른 인연을 맺은 송강호는 30일 오전, 빈소가 차려지기 무섭게 한달음에 달려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송강호와 함께 빈소를 찾은 봉준호 감독도 매우 침통한 표정으로 유가족을 조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일 오후까지 윤시윤, 염정아, 윤세아, 윤유선, 정유미, 류덕환, 김동욱, 박해일, 박소담, 성훈, 장현성, 김수미, 나영희, 이휘향 등 생전 고인과 함께 작품을 찍거나 친분을 쌓은 수많은 배우들이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했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5시 30분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며 장지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에덴낙원으로 확정됐다. 고인의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고 전미선 씨 배우의 유족분들의 상심과 슬픔이 너무 커서 비공개를 원하신다"며 "그에 따라 발인 취재가 안되는점 정중히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