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 법무장관' 회전문 인사라고 비난했는데… 조국 법무장관 환영하면 내로남불
  •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차기 법무부장관 기용설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견해 표명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야당 시절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을 대놓고 반대한 전력 때문이다.  

    민주당은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당시 권재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에 기용하자 '회전문 인사'라고 규탄하며 강력히 반대한 바 있다. "민정수석을 지냈기 때문에 다음해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공정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당시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였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지명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자격미달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결국 민주당은 권 후보자 임명에 동의하지 않았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결국 불발됐지만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총선 1년 전인 현 시점에서 조 수석 입각을 환영하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장관 지명 후 인사청문회가 열리면 8년 전 논리를 뒤집으며 방어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의 인사관행과 등용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당이 목소리를 내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청와대에서 인사검증 실패, 특감반 비위 논란을 일으킨 조 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검토된다는 설이 기정사실화하자 고심하는 모습이다.

    靑에 할 말 한다던 이인영, 조국엔 "아직 답하기 일러"

    이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아직 설(說) 정도이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가정을 갖고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내부에선 조 수석 본인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가 아닌 것 같다는 회의론도 나왔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27일 "조 수석이 원래 정치 안 한다고 말했던 사람인데 입각설이 나오길래 문 대통령이 설득한 건가 생각했다"며 "결국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난리칠 게 뻔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권 전 장관과 조 수석은 다르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종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국 수석과 이명박 정부 때 권재진 민정수석 사례는 겉만 비슷할 뿐"이라며 "두 수석은 청와대에서 역할이 달랐고, 경력이 너무 다르다.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기대하는 역할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MB 정부 사례와 비교한다면 엄청난 난센스"라며 "권재진 전 민정수석은 재임시절 검찰 중립을 심각히 훼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국과 권재진의 비교는 애당초 성립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