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성당당’ 선포식… 2013년 수립한 ‘여성 30% 공천’ 약속 ‘재탕’
  • ▲ 민주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는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당 선포식’을 가졌다. ⓒ박성원 기자
    ▲ 민주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는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당 선포식’을 가졌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당 선포식’을 갖고 차기 총선에서 ‘여성 30% 공천’을 약속했다. 여성중심정책과 잇단 청년 비하 발언으로 남성‧청년 지지층을 잃자 여성 지지층 포섭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민주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20 총선 승리를 위한 여성당당 선포식’을 가졌다. 차기 총선에서 ‘여성 30% 공천’을 달성하겠다는 게 ‘여성당당’의 최대 목표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실질적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는 여성정치인상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김상희 민주당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장은 “현재 국회의원 여성 비율은 17%, 지역구 의원은 10% 안팎이다. 10년 동안 계속 정체상태다. 이는 국제의회연맹 평균수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후진국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우리 당은 성평등 가치 실현을 위해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며 “그동안 정치에서 소외됐던 여성 공천은 ‘혁신 공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축사에서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승리하냐 못하냐에 따라 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라질 것”이라며 “제 마지막 사명인 ‘민주당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7005명의 민주당 여성정치인이 당선됐다.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은 비율”이라며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발굴, 여성 30% 공천을 반드시 실현해 내년 총선 승리의 주체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새로운 100년은 평등의 시대다. 이것은 여성 공천 확대로부터 시작된다”며 “여성당당 기치로 내년 총선에서 함께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30% 공천’ 6년 전 당헌 규정 지켜진 적 없어

    다만 민주당의 이 같은 ‘여성몰이’는 기존 방침을 ‘재탕’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미 2013년 당헌 8조에 ‘지역구 30% 여성 공천’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인재 발굴 미미’ 등을 이유로 30% 공천을 달성한 전례는 없다. 때문에 “여성 지지층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총선 때마다 꺼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차기 총선에서 여성층 지지가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잇단 구설로 ‘남성’과 ‘청년’ 표심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남성층 이탈의 경우 당‧정이 추진한 ‘여성할당제’와 ‘남녀동수법’이 화근이 됐다. ‘여성할당제’는 일정 인원을 여성에게 배분하는 것을 법률 및 정부 규제로 의무화한 제도다. ‘남녀동수법’은 사회 각 분야에서 남녀를 동수로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로, 박영선 당시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대표발의했다. 이를 두고 남성들은 “민주당은 역차별을 조장하는 페미당”이라고 비난하며 민주당에 등을 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청년층의 경우, 민주당 의원들의 연쇄적인 ‘경솔 발언’으로 자중지란에 휩싸인 바 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20대 남성 지지율의 하락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분들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학교교육을 받았는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라고 언급했다. 홍익표 원내 수석대변인도 같은 달 “(현 20대의 중·고교 시절) 학교교육이 거의 반공교육이었다.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북한에 대한) 적대의식을 심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발언은 ‘청년들의 교육수준이 낮아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수립 초기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여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영자 현상’(20대‧영남‧자영업자)에 더해 올 초 남성층에서 집단반발하는 모습이 민주당에는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여성층의 지지율도 집권 초기보다 하락하긴 했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집토끼’로 인식하는 것 같다. 현재로서는 여성 표심을 확실히 확보해 놓는 것이 최대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