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하노이 결렬' 이후 대미관계 재설정" 분석… 인도적 지원단체도 접촉 어려워
  • ▲ 북한이 반민반관 회의에 마지막으로 대표단을 보냈던 2016년 6월 NEACD 당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반민반관 회의에 마지막으로 대표단을 보냈던 2016년 6월 NEACD 당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자회담 당사국 간 반민반관(1.5트랙)회의가 오는 12일 홍콩에서 열린다. 북한 측은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외교부 국장급 이상의 고위인사를 보내던 각국 정부가 이번 회의에는 대표단의 격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에 열리는 6자회담 당사국 간 반민반관회의는 미 캘리포니아대 산하 ‘국제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가 주최하는 ‘동북아시아협력회의(NEACD)’다. NEACD는 IGCC 측이 6자회담 당사국의 외교부 고위관계자와 민간 학자들을 초청해 동북아시아지역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북한은 2002년부터 NEACD에 대부분 참석했다. 그러나 2016년 최선희 당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계속 불참했다. 북한은 올해도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NEACD 불참 소식은 지난 5월29일(현지시간)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동서센터가 주관한 언론 교류 프로그램에서 키스 루스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총장이 전했다. 루스 사무총장도 미국대표단으로 NEACD에 참석할 예정이다.

    루스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미국과 관계를 재평가하는 게 불참 이유”라고 분석하고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외교관들도 더는 만나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인도적 대북지원을 원하는 민간단체를 소개해주기도 어려워졌다는 것이 루스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동안 ‘뉴욕 채널’로 불리는 미북 간 비공개 연락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루스 사무총장은 “당초 6월 초 북한과 ‘트랙 2(민간접촉)’를 할 예정이었는데 북한이 불참을 통보했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6월 초순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대화에도 북한이 참석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연합뉴스는 “울란바토르 대화라 불리는 이 회의는 동북아 안전보장을 논의하는 자리로, 그동안 북한에서는 외무상 산하 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며 “지난해에는 군축평화연구소장이, 지지난해에는 미국연구소 대표단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번 NEACD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한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도 대표단의 격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NEACD에 국장급인 6자회담 차석대표나 차관 또는 차관보급 수석대표를 보냈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낮은 직급의 당국자를 파견하거나 아예 민간 전문가만 보낼 수도 있다고 연합뉴스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