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파노 헤리티지 부회장 "재선 땐 압박 심해질 것… 北, 비핵화 서둘러야"
  • ▲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몬터스빌에서 대선 캠페인 연설을 마치고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뉴시스.
    ▲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몬터스빌에서 대선 캠페인 연설을 마치고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뉴시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마무리되고 석달 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간 지난 5월 초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시험이 두 번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까지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치는 결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굳건히 고수한다. 그런 가운데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김정은에게 딜레마로 작용해 비핵화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비핵화를 서두르는 것이 결국 북한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카라파노 부회장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와 김정은, 도대체 무슨 일이 진행 중인가. 북한과 다음 단계의 승산을 살펴보자"는 제목의 폭스뉴스 기고글에 이와 같은 분석을 실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먼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여러 가지 말을 쏟아내고 그에 대한 갖가지 해석이 나도는 것을 현재의 상황으로 진단했다.

    이어 같은 헤리티지재단 소속 북한전문가 브루스 클링너가 "유엔 결의안 11가지와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법안들의 누적효과가 북한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게 한 주된 원인" 이라고 한 말을 인용, 대북제재가 효과가 있다는 것과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하노이회담에서 일명 '스몰 딜'로 어떻게 해서라도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로 인한 '아픔'을 겪는 김정은이 미국정부가 원하는 대로 비핵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해 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비핵화를 대가로 한 제재 해제와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지 못할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정은으로서는 비핵화에 선뜻 나서기를 망설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해결 방침을 쉽게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란 징후가 계속 보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을 계속 끌고 싶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이후에도 얼마든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수 있기 때문에 비핵화를 결심하더라도 당장 서두를 필요성을 잘 못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전략이 김정은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힘은 재선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훨씬 커질 것"이라며 "김정은이 시간을 끌수록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기조를 내세워 더 심한 대북제재를 부과하거나 한미 연합훈련의 전면적 재개와 같이 군사력을 동원해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만큼 북한으로서는 오히려 현재보다 더 안 좋은 조건으로 합의를 강요당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김정은이 하노이회담 때 추구했던 '스몰 딜'의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트럼프 2기'가 출범하더라도 북한에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에 "비핵화 결단을 서둘러 내리는 것이 북한에는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