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노조 성명 "민감한 질문 다 빠져… 더 날카롭게 질문했어야" 쓴소리
  • ▲ KBS 송현정 기자와 취임 2주년 특별 대담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KBS 제공
    ▲ KBS 송현정 기자와 취임 2주년 특별 대담을 갖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KBS 제공
    KBS 송현정 기자가 전날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에서 몇 차례 공격적 질문을 던진 것을 두고 일부 보수인사들이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건넨 것과 달리 "핵심을 찌르거나 국민이 반드시 묻고 싶어하는 질문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KBS 내부에서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은 10일 배포한 성명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기자와 진행한 단독대담 형식의 회견은 역시 실망스러웠다"며 "기자의 질문도 정곡을 찌르지 못했고, 대통령의 답변도 형식적인 발언이 많아 보였다"고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기자 대담 몇 시간 전에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기자는 북한 핵무기 폐기를 장담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 주장에 대해 날카롭게 캐물었어야 했지만, 추궁성 질문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문대통령의 일방적인 변명 같은 입장을 들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갈수록 심각해지는 안보위기 상황에 대한 질문도 보이지 않았고, 국민들이 가장 관심이 많았던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거시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다' '고용의 질이 나아졌다' 는 등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을 나열했지만 기자는 과감하게 추가 질문을 하거나 반론을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외에도 공영노조는 "▲드루킹과 공모한 김경수 도지사의 대선여론조작의혹사건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사건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해외이주 사건 ▲영부인과 친구인 손혜원 의원의 투기의혹 사건 등 정권과 관련이 있는 비리나 의혹 사건 ▲공영방송에서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돼온 '보복성 행위'와 이로 인해 수십 명이 해고되거나 정직 등의 징계를 받은 사건 등 일련의 언론탄압에 대한 질문도 없었다"며 "뜨거운 감자가 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 신설 등의 사안은 오히려 대통령의 일방적인 변명만 듣는 셈이 됐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공영노조는 방송 이후 일각에서 질문하는 기자의 태도나 특정 표현 등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을 공격한 KBS'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대해서도 "기자회견이나 대담의 핵심은 질문의 '내용'이지 '형식'이 아니"라며 "오히려 기자의 질문 방식을 놓고 마치 KBS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처럼 보여 '기자회견' 대신 'KBS의 단독대담'에 쏟아졌던 세간의 비판을 피해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해석했다.

    또 "지금처럼 체제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 등이 일고 있는 이때 취임 2주년을 맞은 대통령은 당연히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현안 전반에 걸쳐 설명하고 또 해명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취임 전 약속했던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영노조는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함에 있어서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방송법 제6조 9항을 거론하며 "과거 KBS1 라디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연설과 반대당의 반론방송을 모두 내보냈던 것처럼 KBS는 대통령에게 80분을 할애한 만큼, 반대 정치진영에도 반론차원에서 방송시간을 배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