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굿판' 퍼뜨리며 음해하더니… '文 산불 대책회의 지각' 논란엔 법적 대응 시사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 ⓒ박성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산불대책회의 ‘5시간 연착’ 논란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을 향해 “망언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막말과 가짜뉴스를 쏟아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관련, 근거 없는 소문에 기댄 비난을 쏟아낸 전력이 있어 자격 논란이 일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대구 한국감정원에서 열린 예산정책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강원도 산불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면서 허위조작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산불이 났을 때 문 대통령이 언론인들과 술을 마셨다는 가짜뉴스를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도 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위를 앞으로 계속한다면 저희 당에서도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한국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덫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동해 산불을 정부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면 그 깔아 놓은 덫이 산불처럼 번졌을 것"이라며 한국당의 행동을 "악의적인 범죄적 수준의 모략"으로 규정했다. 이어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다"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김순례 한국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음주 의혹 게시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 게시자는 산불 당시 문 대통령의 행적을 기록하며 "만일 문재인이 언론사 사장들이랑 술 먹다가 화재에 늦게 대처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 ▲ ⓒ김순례 의원 페이스북
    ▲ ⓒ김순례 의원 페이스북
    '문 대통령이 보톡스를 맞느라 산불 진화 지시가 늦었다'는 의혹은 지난 6일 '신의 한 수' 유튜브 채널이 방송한 이후 총 17건이 유포됐다. 해당 의혹은 안민석 의원이 지난 2016년 12월 "대통령께서 중앙재난본부에 나타났을 때 그 얼굴이 마치 잠에서 깬 듯한 얼굴. 참 이상하지 않으세요? 마취상태에 계셨을 것이다. 누군가 대통령의 몸에 주삿바늘을 꽂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맥락이 같다.

    이재정 의원, 3년 전 “샤머니즘이 국가 무너뜨렸다” 발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 발언의 면책특권은 이렇게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러한 행동들은 자극적인 가짜뉴스의 경쟁적인 생산을 부추긴다. 국민 여론 환경을 혼탁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태 당시엔 '통진당 해산 최순실 사주설'이라는 가짜뉴스를 국회에서 제기한 장본인이다.

    이 의원은 2016년 11월 대정부질의에서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에게 "통합진보당 해산도 박근혜 대통령 후보시절 대선 토론에서 이정희 대표가 '당신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말을 괘씸하게 여긴 최순실 언니가 기획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샤머니즘이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어떻게 보느냐"고 따졌다. 이에 황 총리는 "제가 헌재에 직접 청구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안상수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을 향해 "박 대통령이 무속에 빠졌다. 태반주사·감초주사·비아그라·프로포폴을 구입했다. 세월호 7시간을 굿판을 벌였다, 정윤회와 밀회를 했다, 주진호 섹스 관련 동영상이 나올 것이다,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다 등 해서 30가지 가짜뉴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이것이 공영방송사 KBS·MBC·SBS로, 각종 언론사 소위 종편, 포털에서 다 보도된 내용"이라며 "이것이 가짜라고 법원 판단을 받은 것도 있고 하지만 불과 1년 반 전 이야기인데 이것도 조사를 한번 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가짜뉴스 인용 인신공격, 민주당 '단골 소재'

    이해찬 대표가 언급한 "가짜뉴스를 인용한 도 넘는 행위"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후 7시간 뒤 회의에 참석한 것을 비난하던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단골 소재였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시중에서는 박 대통령이 주술적 영향을 받았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주술적 멘토’라거나 사교(邪敎·사이비 종교)로 의심하는 말도 있다”며 “최씨가 굿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최태민 추모굿 설'은 4월16일이 최태민의 실제 사망일이므로 이때 청와대에서 추모제를 벌였다는 것인데, 나중에야 정확한 사망일도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날짜를 끼워 맞춘 괴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썼다는 JTBC 보도를 인용 "'시크릿가든' 청와대와 길라임 대통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고, 추미애 당시 대표는 "대통령이 그렇게 드라마에 심취한 나머지 우주의 기운도 역시 길라임처럼 받으셨구나. 그래서 가명도 길라임을 쓰셨구나"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진상은 사태가 한참 지난 후에야 밝혀졌다. 2017년 4월 박영수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의 6차 공판에서 "길라임 명의는 차움에서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차움의원 간호사의 진술을 공개해 JTBC 보도를 일축했다.

    아울러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가 직원의 고산병 치료 목적으로 비아그라를 대량 구매했다는 등의 소식에 대해 "청와대 비아그라 7행시"를 지어 비꼬았다. 정 전 의원은 "그때 그 사람 시절에도 그랬고, 라임 대통령 시절도 똑 닮았소"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궁정동 연회를 연상케 했다.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당시 서울대학교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혈세로 한 해 비아그라(류) 364정과 각종 미용주사 1500여 개를 구입한 청와대”라며 “‘비아그라 정권’이고 ‘주사파’(注射派) 정권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