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통영 압승…'노회찬 지역구' 창원 성산서도 돌풍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4.3 보궐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본 후 경남 통영·고성에 당선된 정점식 후보 사진에 꽃을 붙이며 축하하고 있다.ⓒ연합뉴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4.3 보궐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본 후 경남 통영·고성에 당선된 정점식 후보 사진에 꽃을 붙이며 축하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니총선'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투표 결과,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창원성산에서는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을 거머쥐었다. 1승1패 성적표를 받아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 선거구는 압도적으로 이겼고, 다른 한 선거구는 어려운 상황에서 박빙의 승부를 겨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3일 저녁 1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자유한국당 당사에서는 기쁨과 탄식이 교차했다.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황교안 대표는 큰 표정 변화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창원성산의 석패에 "아~"하는 탄식을 내뿜었다. 

    이날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는 한국당에게 반절의 승리였다. 통영고성에서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59.5%로 양문석 민주당 후보(36.27%)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 티켓을 거머쥐었다(오후 11시 40분 현재). 창원성산에서는 마지막까지 초박빙 승부를 벌이다가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45.75%를 득표하며 강기윤 한국당 후보(45.21%)를 누르고 당선됐다.

    창원성산 초박빙 끝 석패...한국당 "선방했다" 

    마지막까지 초박빙을 다툰 창원성산의 석패에 황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꼭 압도적인 승리를 이뤄내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 나타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굉장히 어려운 지역에서 선전했다고 본다. 민심을 알게된 선거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드러냈다. 

    한국당 지도부의 언급대로, 창원성산의 박빙 승부가 이번 선거의 묘미로 꼽힌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껏 한국당 계열 후보가 단 한번도 의원직을 놓치지 않은 통영고성과 달리 창원성산은 한국당에게 '험지'로 꼽힌 지역이기 때문이다.

    창원성산은 '진보좌파 정치 1번지'로 불렸던 곳으로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다. 이른바 '좌파 텃밭'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 내에서는 "통영고성만 제대로 방어해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쁘지 않은 모양새"라는 분석이 돌기도 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창원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강기윤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모습.ⓒ뉴데일리 임혜진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1일 창원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강기윤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모습.ⓒ뉴데일리 임혜진
    임기 1년 보궐에 '올인'한 이유는

    이번 보궐선거는 정치권에서 단순 임기 1년의 보궐 그 이상의 의미로 해석됐다. 의석수는 전국적으로 단 2석에 불과하지만 그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 때문인데, 이는 한국당이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다. 내년 총선을 읽을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았던 탓이다.

    당초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짙었지만, 민주당이 정의당 단일화(창원성산)로 심판대를 비켜나가면서 분위기는 묘하게 변했다. 통영고성에만 후보를 낸 민주당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이기면 실리를 챙기는 것이고 지더라도 잃을 게 없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실제 황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선거 운동기간 내내 창원에서 선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대표는 5평 원룸까지 얻는 열의를 보였다. 당내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까지 세 번의 큰 선거에서 다 이긴 민주당을 꺾는 변곡점을 만들려면, 최소 1석은 확실하게 확보하고 지더라도 창원에서도 상한선을 만들어놔야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4.3보궐선거 개표방송을 보며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뉴시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4.3보궐선거 개표방송을 보며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뉴시스
    황교안, 첫 시험대는 통과했다는 평

    한국당의 내년 총선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보궐이지만, 이는 황 대표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행사다. 올해 초 입당과 동시에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된 황 대표 체제하에서 진행된 첫 선거였기 때문인데, 황 대표가 보궐에서 총선 승리 복선을 만들어놓지 못한다면 공천권을 쥔 그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컸다.

    창원성산 최종 결과가 발표나기 전 한국당 한 관계자는 이날 늦은 저녁 통화에서 "최근 정부 여당 인사참사 논란이 거세지 않았나. 또 한국당 축구장 유세 뒤에 터진 정의당 농구장 유세, 민주당과 정의당의 여야 단일화 등에서 민심이 많이 움직인 것 같다"며 "한국당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하나의 명분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최종 결과는 1승1패, 창원에서 강기윤 한국당 후보와 여영국 정의당 후보의 표차는 503표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1패가 한국당에게 예상 외의 '선전'을 가져다 준 결과라는 점에서 황교안 대표는 무난하게 첫 시험대를 통과하게 됐다. 

    황 "어려운 상황에서 박빙 겨뤘다" 자평

    황교안 대표는 개표 결과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주셨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겨뤘다. 국민들께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당에겐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라는 숙제를 줬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황 대표는 "국민들께서 주신 이 지지를 바탕으로 정부 폭정을 막아내고 반드시 탈원전 등의 잘못된 정책은 막아내겠다. 노력하겠다. 내년 총선에서는 꼭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신뢰와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개표가 완료된 기초의원 선거구 3곳 중 경북 문경시 나선거구에서는 서정식 한국당 후보가 57.25%로 당선, 문경시 라선거구에서도 이정걸 한국당 후보가 62.03%로 당선됐다.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서는 최명철 민주평화당 후보가 43.6%의 득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