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선거구 종횡무진하며 보궐선거 지원...상인들에게 "국화빵 담아달라"
  • ▲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창원 반송시장에서 4.3보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시장상인에게서 국화빵을 주문한 황 대표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임혜진 기자
    ▲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창원 반송시장에서 4.3보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시장상인에게서 국화빵을 주문한 황 대표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임혜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이를 악물었다.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 기치를 내걸고 4·3보궐선거에 첫 발을 내디딘 21일, 적어도 이날 만큼은 '웰빙정당'에 '계파갈등'을 종식시킨 모습이었다. 황교안 당대표는 창원에 5평짜리 원룸을 얻었다. '험지' 창원 성산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오세훈, 전대 이후 첫 기지개 "선당후사"

    계파를 불문한, 한국당 지도부 총출동의 날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이른 아침 김포공항에서 모습을 보였다. 일찌감치 창원으로 내려가 유세를 이어가는 황 대표를 돕기 위해서였다. 사실상 지난 전당대회 이후 첫 공식석상이라고 했다. 현장을 찾은 오 전 시장을 본 황 대표는 두 손을 맞잡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 전 시장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앞서 한선교 사무총장은 오 전 시장에게 21일 창원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오 전 시장은 "당연히 도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창원 유세장에서 곧바로 통영으로 이동해 정점식 후보의 선거운동에 합류했다. 

    강기윤 창원 성산 후보는 이미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지만, 정점식 후보는 이른바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정치신인이다. 상당한 경륜의 정치선배인 오 전 시장이 황 대표의 측근인 정 후보를 돕기 위해 나서자 정 후보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고마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 ▲ 21일 창원 반송시장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임혜진 기자
    ▲ 21일 창원 반송시장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임혜진 기자
    황, 반송시장 찾아 "또 왔다, 또 보자" 농담도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동행하지 않은 일정을 포함해 창원에서만 5곳에서 유세활동을 이어갔다. 오후 창원 반송시장을 찾은 황 대표는 상인들을 향해 "또 왔다. 국화빵 좀 담아 달라"며 지역 민심을 향한 구애를 펼쳤다.

    이날 황 대표의  유세 현장에 동행한 다수의 당 관계자들은 "황 대표가 달라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간 딱딱하던 제스처와 말투, 연설 분위기가 짧은 시간 많이 노련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종종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상인들에게 "또 왔다, 사진 찍자, 또 올 것" 등의 말로 친근함을 표했다.

    옥신각신하다가도 "진짜 요즘 어렵다" 상인들 한 목소리

    이날 반송시장 상인들의 입에서 종종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저번에도 악수했는데 오늘 또 했다"는 발언이었다. 일부 상인은 "이러다 나 또 뉴스 타겠다"는 농담을 하다가도 "솔직히 잘먹고 잘살게만 해주면 어느 당인가는 상관없다"고 속내를 에둘러 표현했다.

    '여기가 원래 정의당 지역구이지 않으냐'는 질문에 한 상인은 "노회찬 의원이 우리집에서 오뎅 많이 먹고 갔다. 단골이지. 근데 심상정·이정미 의원은 말을 참 잘하는데 오히려 후보(여영국)는 못하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 가게 한 상인은 "운동권 출신이니까 말 잘하지"라고 되받아쳤다.

    상인들은 "확실한 것은 우리는 IMF 때 IMF가 온 줄도 몰랐는데 지금은 확실히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한 상인이 "근데 퍼주기정책도 진짜 문제다. 여기 시장통 안에도 청소인력 몇 있는데 쓰레기 몇 개 줍고 시간 때우다가 한 달 170만원 받아간다고 하더라. 그 소리 듣고 열불 나더라"고 말하자 옆 노상 상인은 "맞다. 시켜주면 나도 그거 할란다. 오뎅 몇 개 파는 거보다 그게 더 안 낫겠나?" 하고 말을 보탰다.
     
    한국당 매서운 공세에, 정의당도 총출동

    한국당의 유세가 이어지는 동안 시장 인근에서는 정의당의 유세도 이어졌다. 한국당의 매서운 공세를 의식한 듯 이날 정의당 지도부 역시 창원 성산에 집결해 여영국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반송시장 지원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정의당 대 자유한국당 대결로 압축됐다"며 "고 노회찬 의원 정신을 잇는 여영국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외쳤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창원 성산의 선거는 미래와 과거, 개혁과 적페의 대결"이라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여 후보 현장 지원유세에는 김종대 ·심상정·추혜선 의원 등 지도부를 비롯한 100여 명의 당 관계자가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창원 성산 선거구 후보단일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가 이뤄지면 승산이 높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25일 인쇄용지 이전까지 단일화 여부를 결론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