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용 前 원자력기술원장도 사퇴 압력… 정당인·민변·탈원전 운동가 대거 '고공투하'
  • ▲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위해 원전 관련 기관의 요직 인사들을 압박해 사퇴시키거나 낙하산인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에 따르면, 성게용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 지난해 4월 엄재식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현 원자력안전위원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아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엄 사무처장은 성 전 원장을 찾아가 "정권이 바뀌었으니 나가 달라"는 취지로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엄 위원장은 "나는 메신저일 뿐"이라고 말하는 등 ‘윗선’의 지시가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취임한 성 전 원장은 결국 임기 1년5개월을 남기고 사퇴했다. 성 전 원장은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다. 송재영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장이 성 전 원장의 후임으로 들어갔다. 

    "정부 얼마나 치사한지 모르나? 사퇴하라"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도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모 국장으로부터 “그만두라고 한다. 열심히 한 것을 알지만 정부가 얼마나 치사한 짓 하는지 알지 않느냐”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 전 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관급 인사를 만나 사퇴 이유를 물었지만 “바뀔 수 없다. 청와대, 국회, 정부 다 (사퇴하라) 그런다"며 또 다시 사퇴를 종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원장이 두 차례 사퇴를 거부하자 같은 해 11월에는 다른 고위인사가 찾아와 윗선의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하며 사퇴를 압박했고, 결국 하 전 원장은 임기를 1년4개월가량을 남기고 물러났다. 

    脫원전활동 인사 대거 '요직' 임명 

    김도읍 의원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코드·낙하산인사를 통해친탈원전·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원전 관련 기관의 요직에 배치했다. 11개 원전 관련 기관에 모두 18명의 ‘친문 낙하산인사’가 포진해 있었다. 

    장백건 한국원자력의학원 감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총괄선대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갑 민주당 예비후보로 뛰었다. 강래구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캠프 정무특보를 역임하고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대전 동구에 출마했다. 

    김혜정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국가지속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쳤다. 김명경 한전원자력연료 감사는 제6대 대전시의회 의원을 지내고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대전시당 기획단장을 역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도 있다. 김호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13대 민변 회장 출신으로 드러났다. 그는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취소소송’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박오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감사도 민변 환경위원장 출신이다. 하정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취소소송' 때 원고측 증인으로 나섰던 이력을 가졌다.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친문 낙하산인사로 지목됐다. 

    탈핵활동가들, '원자력' 사업에 투입 

    탈핵활동을 해온 인사들도 상당했다. 서토덕 한국원자력연구원 감사는 환경연합 원전안전특위 공동위원장을 지내며 탄핵 관련 강연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건설 중단측 패널로 나서 탈원전을 옹호했다. 

    석광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감사, 윤기돈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는 탈원전정책을 주창하는 시민단체 녹색연합 출신이다. 

    이헌석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는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에서 활동했다. 김영희 한국원자력안전재단 감사는 탈핵 법률가 모임 해바라기 대표를 지냈다. 박진희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감사와 김해창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는 각각 탈핵 에너지교수 모임의 공동대표와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김규호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는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 윤리심판위원을 거쳤다. 안남성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에너지 공약 및 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김도읍 의원은 “정치와 거리가 먼 과학기술계에 비상식적 인사는 국가경쟁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