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 누르고 서울 ‘세계 최악’, 인천 ‘최악 2위’... 상하이 보다 더 나빠
  • ▲ 6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까지 엿새 연속 시행됐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의 공기품질지수(AQI, Air Quality Index)는 3월6일 오전 7시 기준으로 각각 181 AQI와 173 AQI를 기록, 전세계 1, 2위라는 오명을 차지했다. 3위는 167 AQI를 기록한 인도의 델리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기오염 정도가 중국이나 인도보다 더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가 154 AQI로 6위, 충칭이 117 AQI로 15위를 차지했으며, 인도의 뭄바이는 147 AQI로 8위를 차지했다.

    AQI는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EPA)의 평가지수로 △0~50은 ‘좋음’ △50~100은 ‘보통’ △100~150은 ‘민감한 사람의 경우 건강에 해로움’ △150~200은 ‘건강에 해로움’ △200~300은 ‘매우 건강에 해로움’ △300~500은 ‘위험’의 총 6단계로 나누어 대기의 질을 측정하며 초미세먼지(PM2.5)·미세먼지(PM10)·오존·이산화질소·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6가지 오염물질의 무게를 측정해 산출한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이 113㎍/㎥, 인천은 97.5㎍/㎥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초미세먼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상적인 수치는 연평균 10㎍/㎥다.

    한국 초미세먼지, OECD 회원국 중 2위 

    '에어비주얼'이 공개한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4.01㎍/㎥로. 전세계 73개국 중 27번째로 높았다. 세계 62개 국가의 수도만 놓고 봤을 때 서울은 23.3㎍/㎥로 역시 27위에 올랐다.

    하지만 OECD 회원국들로 범위를 좁혀보면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칠레(24.9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를 도시별로 살펴보면 대기질이 나쁜 세계 100개 도시 중 절반에 가까운 무려 44개의 국내 도시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안성·평택·이천·시흥·양주, 강원도 원주, 전북 전주 등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 내륙과 몽고 등에서 석탄을 이용하는 것이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에 상당한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는 ‘월경오염'이 중국과 인접한 대만이나 한국 등에서 우려된다고도 지적했다.

  • ▲ 6일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는 시민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일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는 시민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기 나쁜 100대 도시’ 중 44개가 한국 도시 

    미국 예일대와 콜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작성해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도 한국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16년 자료에서 한국은 대기질 부문에서 전체 조사 대상 180개국 중 173위를 차지했다. 이 중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174위를 차지했다.

    2018년 자료에서는 대기질의 경우 119위를 기록했지만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180국 중 174위로, 역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중국은 대기질과 초미세먼지 노출 순위에서 모두 177위, 인도는 178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 만들어야

    이와 같은 심각한 대기오염 해결 방안과 관련, 스웨덴의 싱크탱크인 안보정책개발연구소(ISDP)가 2017년 내놓은 정책 브리프가 주목받는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제13차 경제개발5개년계획(2016-2020)에 따르면, 최대 200기가와트의 전력을 화력발전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며, 이로 인한 중국으로부터 장거리 월경성 오염물질(long-range transboundary pollutant)이 한국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197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채택한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Long-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과 같은 지역 협약을 마련해 대기오염을 감소시키고 통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