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는 8월 INF 탈퇴 공언… 두 강대국 군비경쟁 재점화 우려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냉전시대에 미국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이행을 중단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자유유럽방송(RFE)'은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1일 INF 이행중단을 선언하면서 이 조약을 위반한 러시아가 이를 준수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6개월 후에는 정식으로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미국의 INF 이행중단선언이 있은 후 외무장관·국방장관과 회의를 통해 러시아도 이에 맞대응할 방침을 밝혔으며, 이번에 대통령령에 서명함으로써 공식화했다.
    INF 조약은 1987년 12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로널드 레이건과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체결한 것으로 사거리가 500~5500km인 중·단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개발, 생산 및 배치를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미국과 나토 측은 러시아가 신형 9M729(나토명 SSC-8)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한 것이 INF 조약 위반이라고 문제삼았다.
    푸틴 대통령의 INF 조약 이행중단에 관한 대통령령 서명 발표가 있은 후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배치한 9M729 순항미사일이 명백히 INF 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측은 9M729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km를 넘지 않아 INF 조약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미국이 러시아의 미사일을 핑계로 INF 조약을 탈퇴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이 오는 8월 정식으로 INF를 탈퇴할 가능성을 선포한 가운데 이번 러시아의 조약 이행중단 공식화로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군비경쟁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관영 매체 <러시아 투데이>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유럽에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러시아도 이에 대응해 유럽 내 미국 미사일이 배치된 곳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지휘소들도 겨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