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 "文 정부, 남북관계 고려해 ‘항일’ 이미지만 부각”
  • ▲ 바른미래연구원은 25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 ‘3.1운동은 청년운동이었다’를 개최했다. 인사말 중인 김관영 원내대표. 박성원 기자
    ▲ 바른미래연구원은 25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 ‘3.1운동은 청년운동이었다’를 개최했다. 인사말 중인 김관영 원내대표. 박성원 기자
    ‘청년운동’으로 시작된 3.1운동이 오늘날 ‘항일무장투쟁’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는데 대해 청년들이 직접 아쉬움을 표했다. 당시 청년들이 주체가 돼 ‘국제주의’ ‘비폭력평화주의’를 기반으로 3.1운동을 이끌었음에도 불구, 남북화합을 꾀하기 위해 ‘항일’ ‘반일’ 정서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은 바른미래당의 ‘싱크탱크’ 바른미래연구원이 25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에서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 ‘3.1운동은 청년운동이었다’에서 나왔다. 대담자로 나선 전범선 두루미출판사 대표, 박석길 LINK 한국지부장, 유승호 한국경제 기자는 “3.1운동 100주년의 키워드가 ‘항일’에 국한되고 있다. 하지만 3.1운동은 실제로 ‘항일’보다 ‘평화’ ‘휴머니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전범선 두루미출판사 대표 겸 가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3.1운동이 ‘항일무장투쟁’으로만 부각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정부가 3.1절 100주년을 맞아 항일의식을 고취해 남북 화합을 꾀하고, 김구로 대표되는 임시정부 정통성을 계승하려한다. 그러는 와중 3.1운동의 키워드는 민족, 임정, 항일무장투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3.1운동을 ‘국제주의’와 ‘비폭력평화주의’라는 시각으로 해석했다. 전 대표는 “3.1운동은 그 시작부터 국제적이었다. 1880년대~1900년대 생이 주축이 돼 기획하고 행동한 사건이다”며 “(3.1운동의 시초가 된)신한청년당은 상해에서 탄생했고, 대표단을 파리로 파견했으며, 이에 호응해 도쿄 유학생들이 2.8독립선언을, 천도교와 기독교가 3.1독립선언을 주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일민족주의 지나치게 부각시켜

    박석길 LINK 한국지부장도 “100년 전 청년들이 지금 우리가 3.1운동을 해석한 것을 보면 비판할 것 같다”며 “기미독립선언서를 보면 내용이 꽤 미래지향적, 진보주의적이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보편적으로 3.1운동을 생각하는 ‘민족주의’ ‘반일주의’에서 한참 더 나아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3.1운동을 ‘민족’ ‘반일’ ‘피해의식’으로만 해석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3.1운동 100주년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국가정체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부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유승호 한국경제 기자도 “3.1운동은 일제 탄압에 우리 선조가 항거한 운동이기 때문에 ‘항일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지만 단순히 그것만이 아니었다. ‘침략주의’ ‘동양평화’ 등의 표현으로 말미암아, 제국주의가 판을 치던 세계사에 대한 비판 의식이 담겨있었다”고 역설했다.  

    특히 유 기자는 최근 극단으로 치닫는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선조들의 독립‧자주 정신은 이어받아야 하지만 ‘단일 민족주의’만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단순히 우리가 일본을 배격하고 항일의식을 고취시키는 것만이 (정부가)취해야 할 노선이고 방향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제기했다. 

    "오늘날 청년들은 당시보다 더 깨어있다고 믿어"

    한편 이날 자리에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국회 교육위원장),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주대환 당무감사위원장, 박홍기 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3.1운동을 실제로 주도하고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주체가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면서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청년들은 당시보다 훨씬 깨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청년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책임 있는 주체라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이찬열 의원은 “100년 전 청년들에 비해 지금의 청년들은 정신무장이 어떻게 돼 있나 생각해봐야 한다”며 “우리 청년들이 100년 전 청년들을 쫓아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어려운 과정을 겪어보지 못했고, 일본인들에게 짓밟힘을 당해보지 않았다. 100주년을 맞이해 우리가 선연들을 쫓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로 볼 것이냐,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로 볼 것이냐 하는 소위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는 “임시정부 수립도 3.1운동이 시작이었다. 1919년 3월 1일을 대한민국 건국절로 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 ▲ 25일 바른미래당이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한 의원들 및 대담자들 모습. 박성원 기자
    ▲ 25일 바른미래당이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좌담회에 참석한 의원들 및 대담자들 모습. 박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