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 뺑소니' 손승원, 공황장애 호소…보석 신청

11일 공판서 공소 사실 모두 인정… 변호인 "피고인 깊이 반성" 선처 호소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9.02.12 17:18:42
▲ 뮤지컬배우 손승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무면허 상태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구속 기소된 뮤지컬 배우 손승원(29)이 첫 심문기일에서 '공황장애'를 이유로 병보석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7단독(부장판사 홍기찬) 심리로 열린 재판에 푸른 수의를 입고 참석한 손승원은 검찰이 거론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저를 믿어준 가족과 팬분들에게 너무 죄송스럽고, 그동안 제가 법을 얼마나 쉽게 생각했었는지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 동안 구치소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고, 하루하루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이러한 죄를 짓지 않고, 술에 의지하지 않는 올바른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손승원에 대한 보석을 신청했던 변호인은 "피고인(손승원)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육체적으로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피고인이 자유롭게 재판을 받고, 앞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은 "사건 당일 피고인이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는데 20~3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자 피고인이 짧은 거리를 운행하다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며 "이같은 사정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이 끝난 뒤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사실 손승원이 3~4개월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며 "인기 스타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술에 의존하게 됐고, 군 입대 영장을 받은 상황에서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 손승원을 가리켜 '윤창호법 1호 적용 연예인'으로 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부적절한 표현"이라며 "해당 사건은 지난해 12월 26일 벌어졌으로 올해 6월 25일부터 적용되는 소위 '윤창호법'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체포되자 "동승자가 운전했다" 거짓 진술

검·경찰에 따르면 손승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새벽 4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CGV 옆 골목길에서 학동사거리 방향으로 (도산대로를 가로질러) 불법좌회전을 시도하다 직진하던 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차량 앞 범퍼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손승원은 그대로 차를 몰고 좌회전, 150m를 더 달아나다 정지 신호가 떨어지자 차를 세웠다. 이 사고로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가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손승원은 "동승자인 뮤지컬 배우 정휘가 운전을 했다"며 거짓 진술을 하고 음주 측정도 거부했다.

그러나 사고 목격자들이 손승원이 운전석에서 내렸다고 증언함에 따라 손승원은 음주 측정을 하고 술을 마신 채 운전를 했다고 시인했다. 당시 손승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0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다만 손승원은 "사고가 일어난 뒤 주차를 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며 뺑소니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사상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등의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손승원에 대한 구속수사를 허용했다.

지난해 8월 세 번째로 음주운전한 사실이 적발돼 같은 해 11월 18일 면허가 취소된 손승원은 무면허 상태로 부친이 소유한 차량(벤츠)를 몰다 이같은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6월 25일 이후 '0.03%부터 음주운전' 처벌

손승원은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높이고 단속 기준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적용돼 구속된 첫 번째 연예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손승원의 변호인은 해당 법에 자신의 의뢰인은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소위 '제1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적용되고 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윤창호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특가법과 도로교통법을 일컫는다. 고인은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숨을 거둔 바 있다.

개정된 특가법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경우 이전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돼 있었으나 '제1 윤창호법'이 발효된 지금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낮추고 처벌 수위를 높인 개정 도로교통법('제2 윤창호법')은 오는 6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에 따르면 성인 남성이 소주 한 잔을 마시고 한 시간 뒤에 운전을 해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0.08%인 음주운전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 이상이면 징역 1~2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원 이하로 처벌 받게 된다.

나아가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되면 음주운전을 하다 두 번만 적발돼도 상습법으로 인정돼 징역 2~5년을 선고 받거나 벌금 1000만~2000만원을 내야 한다. 지금은 3회 이상 적발될 경우에만 음주운전 상습범으로 인정돼 1~3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원 이하의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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