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으면 아세안 가라" 발언 구설수... 하루 만에 물러나, 사실상 '문책'
  • ▲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CEO 조찬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국내 50~60대 장년층을 두고 '할 일 없이 산에 가거나 SNS에서 악플을 다는 세대'로 빗대 물의를 일으킨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대한 사표가 수리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김 보좌관이 이날 표명한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보좌관이 오늘 출근하자마자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이 조금 전 김 보좌관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단 하루만에 사표가 수리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책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로써 김 보좌관은 청와대 보직은 물론, 맡고 있던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앞서 28일 김 보좌관은 대한상공회의소 CEO 조찬 간담회에서 신남방 정책 전략을 설명하던 중 "지금 50~60대들은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ASEAN), 인도로 가야 한다. 박항서 감독도 (한국에서) 구조조정되고 베트남으로 건너가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리지 않았습니까"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또 청년들의 '신남방국 진출'을 권유하던 중 "헬조선이라고 하지마라. 아세안에 가면 해피조선이다. 인도네시아, 태국에 가면 한국어 시험 응시생이 넘쳐나서 교실을 못 구할 정도다. 국내 국립대 국어국문과 취직 못하는 학생들을 왕창 뽑아서 인도네시아 등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도 했다.

    김 보좌관의 발언은 최근 경제 악화로 인한 장년층의 조기 퇴직, 청년 실업률 급상승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 청년층, 5060 장년층에게 부적절한 메세지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태가 커지자 그는 "신남방 정책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김 보좌관을 만나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며 "대통령에게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는 본인 의사가 (사표 수리에)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철 보좌관은 2017년 6월 경제보좌관(차관급)에 임명됐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민성장론'의 핵심 입안자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 대통령 후보의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국민성장추진단장을 맡아 경제정책 기조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