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여부, 취업청탁, 동승자 놓고 정반대 주장…손-김, 협박 vs 폭행 혐의로 서로 고소
  • ▲ 손석희 JTBC 대표이사(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손석희 JTBC 대표이사(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와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의 진실공방이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씨는 "손 대표의 교통사고 관련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로부터 JTBC 채용 제안을 받았고, 이를 거절하자 손 대표가 얼굴 등을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김씨로부터 취업청탁 요구와 함께 협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교통사고를 냈던 당시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손 대표의 차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명백한 허위”라며 "구순 노모가 타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주먹으로 얼굴 폭행” VS “가볍게 톡톡 건드린 것”

    25일 경찰과 김씨 등에 따르면, 손 대표와 김씨가 단 둘이 만난 것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일본식 주점이었다. 김씨는 당시 손 대표가 2017년 4월 교통사고를 냈다는 제보를 받고 이를 취재중이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가 이 사건 보도를 막기 위해 자신에게 JTBC 채용을 제안했고, 이를 거절하자 손 대표가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두 차례, 어깨를 한 차례 가격했다는 것이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당시 녹음한 녹취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녹취록에는 김씨가 “오른쪽 얼굴 두 번, (허허허) 오른쪽 어깨 한 번 주먹으로 가격하셨죠?”라고 묻자, 손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이 “그게 아프냐”며 수 차례 되물은 뒤 “미안하다. 네가 그렇게, 그걸로 아팠다면, 내 사과할게.... 사과한다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는 이튿날인 1월 11일 경찰에 폭행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이 녹취록과 함께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손 대표는 김씨의 주장을 전면부인했다. JTBC 측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취업청탁을 거절하자 김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고 (손 대표가) ‘정신 좀 차리라’는 의미로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라고 반박했다. 

    “손석희가 채용 제안” VS “김씨가 협박하며 취업 청탁”

    JTBC 취업 청탁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상반된 주장을 폈다. 김씨는 손 대표가 교통사고 기사화를 막기 위해 먼저 JTBC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김씨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취업을 청탁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JTBC 탐사기획국 기자직 채용은 분명 손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와 관련한 텔레그램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손석희 선배님’으로 저장된 인물이 김씨에게 “담당 국장과 논의해 공채를 진행시킬 수는 있는데 (채용) 대상이 누구냐에 대해 이견이 많을 테고, 내가 밀어넣으려 한다고 말들이 많을 거다”라며 “그런데 그렇게라도 해보지 않는 건 너한테 미안하다.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김씨가 손 대표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대표를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JTBC 측은 “김씨가 (협박) 이후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로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손 대표가)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하자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젊은 여성 동승자 있었다” VS “명백한 허위”

    김씨는 또 교통사고 당시 손 대표의 차량에 젊은 여성이 동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손 대표는 2017년 4월16일 밤 10시쯤 경기 과천의 주차장에서 업무용 차량을 몰다 접촉사고를 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손 대표가 사고처리를 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달아났고, 피해자들이 쫓아가니 4차로 도로변에 (손 대표가) 차를 멈추고 (서 있었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차량에 젊은 여성이 동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JTBC 측은 이에 대해 “(손 대표가) 당시 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킨 뒤 자비(自費)로 배상한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지난 19일 제출한 추가진술서에서 "손 대표가 '90세가 넘은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씨가 노환이 깊은 모친을 과천까지 이동시킨 이유를 묻자 손 대표가 “모른다”고 답했다는 것이 김씨 주장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공갈미수 등 고소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손 대표를 폭행 피혐의자 신분으로 내사 중이다. 손 대표 역시 지난 24일 김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