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캐나다에 신병 인도 위한 절차 밟을 것"...중국 강하게 반발
  • ▲ 캐나다 법원 앞에서 멍완저우를 석방하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캐나다 법원 앞에서 멍완저우를 석방하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이 캐나다에 화웨이의 CFO 멍완저우(孟晩舟)의 신병 인도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멍완저우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대이란제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는 밴쿠버 자택에서 머무르고 있다. 

    미 법무부의 마크 라이몬디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우리는 멍완저우의 송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미국과 캐나다 간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설정한 시한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데이비드 맥노튼 주미 캐나다 대사는 캐나다 공영 CBC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멍완저우 인도 요청을 처리 기한인 오는 30일 이전에 공식적으로 제기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확인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미국에 멍완저우 인도를 포기하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혀 미국의 신병 인도 요청을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인도 요청이 접수되면 캐나다 법원은 30일 동안 심사를 거쳐 관련 심리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캐나다 법원이 심리를 진행해 상급법원이 멍완저우를 미국에 인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캐나다 법무장관이 최종 결정한다.

    멍완저우 측은 이에 항소할 수 있으며, 장관의 결정에 대한 사법적 검토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설명했다.

    이러한 사법절차를 밟는 데 수 주에서 심지어 수 개월까지 걸려 멍완저우의 최종 거취가 결정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외신들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멍완저우를 둘러싼 관련국들의 갈등 역시 쉽게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멍완저우 신병 인도 요청 방침이 알려지자 중국은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캐나다를 향해 이번 사건으로 ‘중대한 잘못’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에는 멍완저우 체포영장을 철회하고 신병 인도를 요청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어 멍완저우가 미국에 인도될 경우 중국은 이에 대해 분명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7개국의 전직 외교관과 19개국의 학자 120명 이상이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멍완저우 체포 이후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 전직 외교관과 사업가를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대화 부족과 불신의 팽배로 중국은 물론 전세계 모두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