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사전입학 합격생 통계… "리더십·시민의식 부족 탓에 기피" 분석도
  • ▲ 美MIT 본관 앞 킬리언 코트(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美MIT 포토갤러리 캡쳐.
    ▲ 美MIT 본관 앞 킬리언 코트(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美MIT 포토갤러리 캡쳐.
    “중국인은 잠재적 산업스파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입장 때문에 중국 본토 학생들의 美명문대 입학이 매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이하 SCMP)’가 30일 보도했다.

    홍콩 SCMP는 美명문대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이하 MIT)’의 2019학년도 사전입학 합격생 가운데 中본토 출신 학생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SCMP에 따르면, MIT는 보통 700여 명의 신입생을 사전입학제로 선발하는데 2019학년도에는 세계 각국에서 9600여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합격자 가운데 중국 국적 학생도 있지만 모두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며 中본토 지원자는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고 한다.

    SCMP는 “올해까지만 해도 MIT가 사전입학 전형을 통해 수백여 명의 중국 학생을 뽑았지만 2019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없다”면서 “이는 美이민정책과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져감에 따라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SCMP는 “현재 미국의 대학 내에서 중국 학생들은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러나 모든 중국 유학생을 잠재적 스파이로 간주하는 트럼프 美대통령이 비자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최근 백악관에서는 모든 중국인의 미국 유학을 금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면서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中남부 셴젠에 있는 유학정보업체 ‘인사이트 에듀케이션’ 설립자 ‘선뤼’는 2018년 美스탠포드大에 입학한 학생이 2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0명이었다면서 “이런 결과는 대체적인 추세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해가 갈수록 중국 학생들의 美명문대 진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中유학업체 설립자 “중국 학생, 리더십·시민의식 부족 때문에 불합격”

    그러나 ‘선뤼’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학생들의 美명문대 입학생 수가 줄어드는 이유가 다른 문제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학생들은 시험 점수는 높지만 리더십이나 시민의식과 같이 美교육계가 더 많이 신경 쓰는 소프트 스킬이 부족하다는 평판을 듣고 있는데, 중국 학생들이 美명문대에 입학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뤼’는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녀들을 어릴 때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의 딸도 당초 美명문대에 보내려다가 최근 상황을 보고는 호주로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CMP를 인용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만 보면, 트럼프 美대통령이 중국의 산업스파이 행위를 빌미로 무관한 학생들의 유학까지 무조건 막는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라파엘 리프 MIT 학장이 최근 美뉴욕타임스에 보낸 기고문을 보면, MIT 사전 합격자 가운데 중국 본토 출신이 전무한 이유가 단순히 ‘산업스파이’ 문제만은 아니어 보인다.

    라파엘 리프 MIT 학장은 기고문에서 “트럼프 정부가 생각하는, 중국에 대한 방첩 전략은 근시안적”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상업적 이익, 공정하고 국제적인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유학생까지 막겠다면 먼저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프 학장은 “트럼프 정부의 공세적 방어 전략만으로 중국의 산업기술 혁신을 막겠다는 생각은 결국 실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도 곁들였다. 이런 기고문을 내놓은 리프 학장의 학교가 중국인 신입생을 뽑지 않은 것은 “중국 학생들의 리더십과 시민의식 부족”이라는 ‘선뤼’ 원장의 지적이 중요한 이유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