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멕시코 국경 티후아나로 카라반 몰려… 美 검문검색·국경통제 강화
  • ▲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막고 있는 구조물 위에 한 남성이 올라가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막고 있는 구조물 위에 한 남성이 올라가 있다ⓒ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방적으로 미국에 가겠다고 통보한 온두라스 난민 행렬 ‘카라반’이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국경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들을 반긴 것은 미국 정부가 만든 장벽과 티후아나 시민들의 반대 시위였다.

    美AP통신은 “카라반이 도착한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서는 현지 시민들이 카라반에게 떠나라는 시위를 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티후아나 시민 500여 명이 카라반 행렬이 들어오자 “우리는 당신네를 원하지 않는다”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티후아나 시민들은 2500여 명의 카라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체육관 주변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티후아나에는 이미 3000여 명의 카라반 난민이 도착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망명 신청 접수는 하루 100명 남짓이라고.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나머지 카라반 난민도 조만간 도착할 것으로 보여, 미국 망명 신청에는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한다.

    티후아나 주민들이 외지인의 유입에 반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2016년 이후 수천 명의 아이티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가려다 실패하자 티후아나에 정착했고, 불법체류자로 미국에서 추방당한 멕시코 사람들 또한 티후아나에 계속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범죄율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일고 있다고 한다. 후안 마누엘 가스텔룸 티후아나 시장은 카라반 난민들의 유입을 ‘눈사태’라 부르며 “우리는 난민을 받아들일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멕시코 연방정부에 지원요청을 했다.

    티후아나 주민들은 물론 시장까지 카라반 난민 유입에 반대의 뜻을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도 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도 이런 침략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들을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멕시코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등 큰 문제를 일으킨다. 돌아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한 “자기 나라 국기를 흔들며 미국에 망명 신청 운운하는 불법이민자들은 억류되거나 쫓겨 날 것”이라며 강경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카라반 이민자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이동과 설치가 간편한 철조망 부설 시멘트 장벽들로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고 한다.

    美관세국경보호청(CPB)의 피트 플로레스 샌디에이고 현장작전국장은 AP통신에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이 국경에 모일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다”며 선제적 대응을 다짐했다. 美CPB는 티후아나에서 샌디에이고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에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교통 통제를 실시 중이라고 한다.